본문 바로가기

‘부자증세’ 이끈 민주당, 소득세 면세점도 낮출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18.01.09 16:36
‘부자증세’를 이끌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소득세 면세점도 낮출 수 있을까.
 
민주당은 9일 국회에서 ‘공정과세 실현 태스크포스(TF)’ 발대식을 열었다. TF는 민주당이 조세개혁의 방향을 설정하고, 실제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는 데 기초가 되는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그런 만큼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TF에서 각각 단장과 간사를 맡은 윤호중 의원과 김종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자료 사진]

[자료 사진]

 
이 자리에서 우 원내대표는 TF 활동과 관련해 “초고소득자 탈루소득과 기업과세를 정상화하며 중산층과 서민의 세제지원을 확대해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 의원도 “지난해 정부의 세제개편안, 세법개정안 논의를 통해서 이미 공정과세를 위한 국정과제는 시동을 걸었다”며 “더욱더 공정과세를 실현하는 데 더 큰 노력을 앞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5일 국회에선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의 조세 부담을 늘리는 소득세법ㆍ법인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소득 주도 성장과 공정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고소득층과 대기업을 타깃으로 한 증세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나 마찬가지였다.
 
관심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높은 면세점(免稅點)’을 낮추는 작업을 민주당이 추진하느냐로 모아진다. ‘2017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 근로소득세 연말정산 신고를 한 1774만명 중 결정세액이 없는 사람은 774만명(43.6%)이었다. 쉽게 말하면 월급을 받는 근로자 열 중 넷은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해 8월 쓴 ‘근로소득자 면세자 축소 방안’에 따르면 영국은 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5.9%에 불과하다. 미국(35.8%)과 캐나다(33.5%)가 상대적으로 면세자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한국(43.6%)에 비해선 10%포인트 가까이 낮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에서도 면세점이 지나치게 높은 게 문제라는 점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공정과세 TF 과제에도 ‘근로소득자 면세자 축소를 통한 보편 증세’가 포함돼 있다. TF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면세점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에 대해선 아직 방향이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박근혜 정부에서 소득세 연말정산 방식을 바꾸면서 면세자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도 잡아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30%대를 유지하던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2014년 48.1%로 급등했다. 연말정산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유리 지갑으로 통하는 샐러리맨의 부담이 크게 늘어 비난 여론이 들끓었던 이른바 ‘연말정산 파동’이 일어났고, 이를 무마하는 과정에서 각종 공제가 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4년 이전의 30%대 수준으로 면세점을 낮추는 작업을 TF가 실제 추진하게 될지는 불투명하다. TF 단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의원은 “면세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건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워낙 많은 국민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