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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참사 계기 소방시설 점검결과 보고 30일→7일로 단축

중앙일보 2018.01.09 13:40
지난달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복합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건물에서 불길과 연기가 옥상 위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복합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건물에서 불길과 연기가 옥상 위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로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복합상가건물(‘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은 이미 소방시설 곳곳에 문제가 있었다. 불이 나기 21일 전 소방점검에서 스프링클러 미작동, 화재감지기 이상, 방화셔터·배연창 작동 불량 등 지적 사항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이런 점검결과는 소방당국에 전달되지 않았다. 건물주 역시 소방시설 보수에 소극적이었다.

소방청, 소방시설법 시행규칙 개정나서…"보완기간 줄어들 것"
스프링클러 등 오작동 확인되면 건물주는 즉각 소방서에 알려야

 
현행 소방시설법은 소방 점검을 한 건물관계인은 30일 이내에 점검결과를 관할 소방서에 제출해야 한다. 당시 복합상가건물의 소방점검을 맡은 J업체는 소방서에 이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 만약 소방점검 결과가 소방당국에 신속히 보고되고 이를 바로 잡았다면 참사를 미연에 방지했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소방청은 제천 화재 참사를 계기로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 보고서의 제출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7일 이내로 대폭 단축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소방서에 제출하는 소방점검 결과 제출 시기가 23일 앞당겨지는 것으로 시정명령 및 소방시설 보완기간 역시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연면적 600㎡ 이상의 특정 소방 대상물이 대상이다. 소방청은 조만간 소방시설법 시행규칙(19조 점검결과보고서 제출)을 고쳐 법제처에 심사를 맡길 예정이다.
제천 복합상가건물 소방점검을 한 업체 사무실 입구. [중앙포토]

제천 복합상가건물 소방점검을 한 업체 사무실 입구. [중앙포토]

 
소방시설에 대한 자체점검은 두 가지로 나뉜다. 연면적 400㎡ 이상 건물은 연 1회 소방시설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점검을 한다. 이중 연면적 600㎡ 이상 건물은 점검결과를 소방서에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연면적 5000㎡ 이상 건물은 작동 여부와 설비기준을 확인하는 종합정밀점검을 연 1회 이상 받아 그 결과를 소방서에 제출하게 돼 있다.
 
제천 복합상가건물(연면적 3800㎡)은 지난해 11월 30일 민간 업체에 의뢰해 소방점검(작동기능점검)을 했다. 당시 소화기 불량부터 화재감지기 이상, 스프링클러 미작동, 비상구 유도등 불량 등 29개 항목 66곳이 보수 대상으로 지적됐다. 소방점검을 한 J업체는 보고서 제출 기한이 9일가량 남아 있어 이 점검결과를 관할인 제천소방서에 제출하지 않았다. 소방점검결과 보고서가 좀 더 일찍 소방서에 제출되고 서둘러 시정 명령을 내려 부실 시설을 개선했더라면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불이 대형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을 수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시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10~30일 정도의 보수 기간이 소요된다”며 “소방점검 결과를 일찍 받으면 하자가 있는 소방시설의 보수 기간도 덩달아 앞당겨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방관이 직접 소방점검에 나서는 소방특별조사 횟수도 늘릴 방침이다.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지난달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가스공사 등 요원들이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중앙포토]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소재 8층 건물 스포츠센터에서 지난달 22일 국과수와 소방청, 가스공사 등 요원들이 화재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중앙포토]

 
소방청은 소방시설법 시행규칙에 스프링클러나 방화 셔터·배연창 작동 불량 등 주요 시설에 하자가 확인되면 소방안전관리인(건물주 등)이 소방서에 즉각 보고해야 하는 내용도 넣기로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제천 참사 소방종합조사단이 소방 안전점검 결과 보고서 제출 기한을 30일에서 7일로 단축하자는 의견을 내놨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법제처에 시행규칙 심사를 받고 유관기관 의견을 수렴하면 신속히 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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