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대강사업·자원외교 기록물 관리 '총체적 부실' 드러나

중앙일보 2018.01.09 10:50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국책사업 기록물을 누락하고 무단으로 파기한 공공기관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충남 부여의 백제보 전경. 신진호 기자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충남 부여의 백제보 전경. 신진호 기자

 

국가기록원, 주요정책·국책사업 실태점검 결과 국무회의 보고
부산국토관리청, 4대강사업 위원회 회의록 한 번도 작성 안해
한국석유공사, 하베스트 인수 논의안건 기록무로 남기지 않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국가적 보존 가치가 높은 주요 정책과 대규모 국책사업 관련 기록물에 대한 실태점검 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9일 밝혔다.
 
국가기록원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세월호 참사 등 국민적 관심이 많은 기록물의 생산·관리 현황에 대해 지난해 6~8월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거나 주요기록물 미등록, 일부 기록물 무단 파기 등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2009년 6월 4대강 사업과 관련, 낙동강 유역 종합 치수계획 변경을 위한 하천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도 회의록을 한 번도 작성하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관련 리스크관리위원회를 1회부터 21회까지 개최하고도 3차례(15~17회)를 제외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11일 대전 국가기록원을 방문, 업무보고를 받은 뒤 기록시스템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11일 대전 국가기록원을 방문, 업무보고를 받은 뒤 기록시스템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10월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 관련 내용을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상정했으나 당시 논의된 안건을 기록물로 남기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2009년 10월 8일 자로 해외 석유회사 자산인수(안)를 의결하고 같은 달 26일 자로 인수대상과 인수금액 변경을 변경하고 이를 재심의했지만, 관련 안건을 등록하지 않았다.
 
기록물을 등록 관리하지 않아 원본기록물을 분실하거나 무당파기, 기록물 방치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수자원공사 해외사업본부는 2016년 12월 과천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서류 등을 폐지업체를 통해 처리했으나 폐기기록을 남기지 않아 기록물 무당파기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광물공사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69차례에 걸쳐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도 15차례의 회의록 원본을 분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충남 공주의 공주보 전경. 신진호 기자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충남 공주의 공주보 전경. 신진호 기자

 
국토교통부는 2013년 4월 4대강 살리기 조직본부 조직 폐기 때 도면과 비밀기록물 등 6박스 분량의 종이 기록물 목록도 작성하지 않고 부서 내 창고에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용역 결과 기록물의 부실한 관리도 적발됐다. 국토연구원은 2010년 4대강 살리기의 통합적 실천방안 용역을 수행하면서 연구자문위원회와 연구운영위원회 개최 계획과 결과 보고서를 만들지도 않았다.
 
보존 기간을 ‘영구’로 관리해야 하는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과 대규모 예산사업 관련 기록물을 3~10년으로 보존 기간을 하향 책정, 주요 기록물이 조기에 사라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1월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 간사등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1월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 간사등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수자원공사 지방권역본부(낙동강·한강) 등도 4대강 사업과 4대강 보 연계 수력발전 사업 등 주요 사업의 기록물철 보존 기간을 3~10년 하향 책정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역시 4대강 사업 관련 종이 기록물의 보존 기간을 5년으로 하향했다.
 
국무조정실 세월호추모지원단은 고유업무인 세월호 피해자 지원과 관련된 단위과제를 신설하지도 않았다.보존 기간도 3~5년으로 하향했다.
 
국가기록원은 이번 지적사항과 관련해 해당 기관에 시정 요구하고 감독기관에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22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을 방문해 근현대 한국영화 기록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2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이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을 방문해 근현대 한국영화 기록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소연 국가기록원 원장은 “1999년 기록물 관리법이 제정된 이후 상당 시일이 지났지만, 각급 기관의 기록관리 전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올 상반기 중 사회, 문화 분야와 외교, 안보, 치안 분야에 대한 기록관리 실태점검을 추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