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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안부 합의’ 재협상·파기 안 한다

중앙일보 2018.01.09 01:33 종합 1면 지면보기
정부가 2015년 한·일 간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런 내용을 9일 발표한다.
 

강경화, 오늘 처리 방향 발표 … 한·일 관계 악화 우려한 듯
10억엔 반환 놓고 격론 … 청와대 “돌려주는 일 없을 것” 가닥
전직 대사 “흠결 있는 합의라고 하는 이상 관계 회복 어려워”

외교 소식통은 8일 “합의의 하자가 크지만 파기를 선언하거나 일본 측에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 일본에 촉구할 수 있는 조치 등으로 나눠 하자를 최대한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 장관 직속 위안부 합의 검토 TF는 지난해 12월 27일 박근혜 정부가 피해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일본과 합의를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며 사실상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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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TF 발표 이후 직접 생존 피해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그간 합의 파기를 요구해온 피해자 지원 시설 거주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는 파기나 재협상 결정 시 회복이 힘들 정도로 한·일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한다.
 
위안부 합의의 결과로 세워진 화해·치유 재단은 활동을 잠정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사실 재단은 이미 일본이 출연한 10억 엔 중 의사 확인이 가능한 생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지원금 지급을 완료했고, 재단 이사진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부정적 여론을 고려할 때 지금 재단을 그대로 가져가기도 어렵고 일본이 합의 파기로 인식할 수 있는 해체도 적절치는 않다”며 “이미 재단이 기능을 거의 다 했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그냥 두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장 고심하는 것은 10억 엔 처리 문제다. 약 40%는 이미 지급됐다. 피해자 지원 단체들은 10억 엔을 일본에 반환하라고 요구해 왔다.
 
정부 차원에서 반환부터 잔액 보관, 위안부 피해를 기억할 수 있는 사업에 쓰는 방안까지 다양한 의견이 오갔지만 어느 쪽도 아닌 제3의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지급된 금액을 정부 예산으로 채워 10억 엔을 만든 뒤 적절한 기관에 예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렇게 하면 피해자들은 일본이 아닌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지원금을 받은 것이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돈을 돌려주는 것은 합의의 파기를 뜻하는데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12·28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입장은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12·28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며 합의의 이행을 요구해온 일본으로서는 여전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강하게 촉구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파기도 재협상도 아닌 상태에서 ‘흠결 있는 합의’로 놓아둬서는 한·일 관계 회복이 쉽지 않다”며 “북핵 문제를 우리 나름대로 풀기 위해서도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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