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희(左), 이미숙(右). [일간스포츠], [사진 싸이더스HQ]](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09/589e03d8-acc9-4bc6-b3e1-c6650faf697d.jpg)
장미희(左), 이미숙(右). [일간스포츠], [사진 싸이더스HQ]
‘흑기사’ 장미희 vs ‘돈꽃’ 이미숙
스타일로 승부 건 쎈 언니들
카리스마 패션 다르게 풀어내
헤어 │ 정교한 짧은 커트 vs 바비 인형 같은 긴 머리

정교한 짧은 커트 vs 바비 인형 같은 긴 머리
장미희는 생머리에 귀가 보일 정도로 짧은 커트 스타일을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극마다 역할에 맡게 조금씩 다른 변화를 준다. 젊은 시어머니 역할을 한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앞머리를 눈썹 선에 맞춰 잘랐고, 대기업 회장 사모님 역할을 한 ‘장미빛 연인들’에선 양쪽 머리 길이를 다르게 한 비대칭 커트를 보여줬다.
이번 장백희 머리 역시 치밀하고 정교하게 계획한 디자인 의도가 엿보인다. 앞머리 끝을 꼬리처럼 뾰족한 모양으로 만들어 얼굴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하고 반대쪽 머리는 광대뼈까지 짧게 올려 잘라 모던한 이미지를 심었다. 그의 머리를 담당한 피트강 원장(피트강 헤어 아티잔)은 “장백희 캐릭터처럼 인자하고 따뜻한 느낌과 동시에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함께 낼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느낌이 나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강원장에 따르면 너무 세 보일까봐 짧은 커트에 부담을 느끼는 중년 여성이 많지만 일단 도전해본 사람은 자르고 난 뒤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어중간한 웨이브 머리보다 세련될 뿐 아니라, 손질법도 간단해 머리를 감고 말린 뒤 왁스를 약간 바르기만 하면 별다른 손질 없이도 스타일이 잘 살기 때문이다.
이미숙은 이와 반대로 ‘바비인형’이 떠오르는 긴 웨이브 머리를 다양한 업 스타일로 연출해 우아함을 강조한다. 이미숙의 헤어를 담당하고 있는 남현 부원장(아티스트 태양)은 “고루해 보일 수 있는 업 스타일을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재구성한 것”이라며 “정수리 부분을 띄우고 옆머리를 최대한 붙이는 게 어려 보이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긴 머리를 자연스럽게 내릴 때도 있는데 이때도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 미용실에서는 머리를 여러 구획으로 나눠 고대기로 각기 다른 방향의 웨이브를 넣는 방법을 쓴다. 만약 집에서 따라 한다면, 샴푸 후 물기만 제거한 상태에서 머리를 하나로 모아 정수리 위에서 동그랗게 모아 묶는 일명 ‘소라머리’를 했다가 드라이어로 완전히 말린 후 풀면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생긴다.
메이크업 │ 눈꼬리만 살짝 vs 눈 꽉 채운 아이라인

눈꼬리만 살짝 vs 눈 꽉 채운 아이라인
반면 장미희는 온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눈 아래쪽엔 검정 아이라인을 칠하지 않는다. 오히려 흰색이나 샴페인 컬러 같은 밝은색 아이섀도를 발라 화사함을 더한다. 볼에는 크림타입의 살구색 블러셔를, 입술엔 파스텔 핑크 또는 라벤더 컬러 립스틱을 발라 건강하고 생기 있는 느낌을 준다. 장미희의 담당 메이크업 아티스트 임미현 원장(제니하우스)은 “크림 타입의 블러셔를 사용하면 주름이 가려져 피부 결이 좋아 보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패션 │ 과감하지만 절제해서 vs 섹시하지만 고급스럽게

과감하지만 절제해서 vs 섹시하지만 고급스럽게
관전 포인트는 고정관념을 깨는 ‘뻔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예쁘고 세련되게 잘 차려 입은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기존 드라마에서 흔히 봐왔던 중년 여성의 패션과는 사뭇 다른 다양하고 과감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장미희는 극에서 보통의 중년 여성들이 잘 도전하지 못하는 강렬한 빨간색이나 초록색 옷을 입는다. 디자인은 몸에 잘 맞게 재단된 재킷부터 아래가 넓게 퍼지는 스커트, 가죽과 퍼로 만든 코트 등 단순하지만 구조적인 형태가 돋보이는 실험적인 옷을 고른다. 담당 스타일리스트 조윤희씨는 “장미희씨 스타일은 한마디로 세련된 미니멀리즘”이라며 “극 중 300년을 산 캐릭터의 신비로움을 부각하기 위해 컬러와 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대신 디자인은 최대한 절제해 우아함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4회에 입고 나왔던 초록색 캐시미어 코트가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원래 있던 같은 원단의 벨트를 빼고 검정색 가죽 벨트를 매 트렌디한 젊은 감각을 입혔다. 조씨는 “단순한 디자인의 코트에 검정색이나 짙은 갈색의 가죽 벨트를 하면 정돈되고 세련된 느낌이 산다”고 귀띔했다.
이미숙은 또 어떤가. 과거 ‘재벌가 여성패션’이라고 하면 떠올랐던 베이지색·크림색의 단정한 원피스나 일명 ‘센존 스타일’이라 불린 H라인 투피스 같은 정형화된 패션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스타일을 보여준다. 집 안에서 반짝이 스팽글이 가득 붙은 파티복 원피스를 입는 가하면, 검정색 옷을 입을 때는 허리에 광택이 나는 굵은 벨트를 매고 샹들리에 스타일의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하거나 망사 베일이 달린 모자를 써 화려함을 더한다.
특히 1회에서 입었던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낙타털 망토를 두른 모습은 ‘정말란’을 가장 잘 보여준 스타일로 꼽힌다. 담당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씨는 “카리스마를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링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길이감이 느껴지는 긴 기장의 옷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길이가 긴 상의와 하의를 동시에 입으면 여성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정말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무릎길이의 원피스 아래 발등을 덮는 길고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입는다든지, 긴 길이의 맥시 원피스 위에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외투를 입는 식이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 일간스포츠, 싸이더스HQ, MBC,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