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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분노의 뿌리 캐는 게 작가

중앙일보 2018.01.09 00:27 종합 23면 지면보기
손홍규. [뉴스1]

손홍규. [뉴스1]

42회째를 맞은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손홍규(43·사진)씨의 중편소설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가 선정됐다. 60대 일용노동자-비정규직 조리원 부부의 각박한 삶을 통해 관계와 인생의 의미를 묻는 묵직한 작품이다.
 

이상문학상 대상 손홍규씨

2001년 등단한 손씨는 장편 『이슬람 정육점』 등 현실을 재현하는 반듯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봄 원고청탁을 받고 한 번쯤 써야겠다고 생각했으나 한 번도 제대로 쓴 적 없는 중편에 도전했다가 뜻밖의 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설가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의 분노·증오·슬픔·기쁨·고통의 유래를 들여다보는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소설은 시간의 역순으로 부부의 관계를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다. 시선을 휘어잡는 강렬한 서사 대신 부부의 사랑과 신뢰가 서서히 허물어지는 가슴 아프고 허망한 과정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손씨는 “내게 소설 쓰기는 ‘마음의 구조’를 탐색하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한때 깊이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돌이킬 수 없게 멀어진 관계 파탄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두 사람이 상처받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옮긴 게 이번 당선작이라고 했다.
 
상금은 3500만원. 정찬의 『새의 시선』 등 5편의 우수상 수상작과 함께 묶은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이 19일께 발간된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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