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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52승 히르셔 ‘평창 평정’ 예감

중앙일보 2018.01.09 00:02 경제 11면 지면보기
히르셔가 8일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시즌 일곱 번째 정상에 선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아델보덴 EPA=연합뉴스]

히르셔가 8일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시즌 일곱 번째 정상에 선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아델보덴 EPA=연합뉴스]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
 

예열 끝낸 오스트리아 스키 대표
알파인 회전·대회전 기술의 제왕
새해 세 차례 월드컵 잇단 제패

두 살 때부터 스키 탄 운동 천재
여름엔 카약 등 모험 스포츠 즐겨

6년 연속 세계 1위 등 무적이지만
유일하게 못 딴 올림픽 금 도전

다음 달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키 황제’다. 아직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그는 평창올림픽 개막을 한달여 앞두고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히르셔는 8일 스위스 아델보덴에서 끝난 2017~18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남자 회전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50초94로 우승했다. 새해 들어 히르셔는 ‘무적의 스키어’로 거듭났다. 5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회전 종목에 이어 7일 대회전, 8일 회전 등 나흘 동안 치른 세 차례 월드컵을 모두 석권했다. 올 시즌 그가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모두 7차례. 월드컵 개인 통산 우승 기록도 52승으로 늘어났다. 1990년대 알파인 스키의 전설 알베르토 톰바(이탈리아·50승)를 제치고 월드컵 남자부 최다 우승 부문에서 3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인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86승)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2위인 헤르만 마이어(오스트리아·54승)의 기록엔 2승 차이로 다가섰다. 알파인 스키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히르셔는 “나에게 행운이 또 한 번 따랐다”며 겸손해했다.
 
경사진 슬로프 사이에 놓여있는 기문을 통과해야 하는 알파인 스키는 크게 회전·대회전 등 기술 종목과 수퍼대회전·활강 등 속도 종목으로 나뉜다. 히르셔는 기술 종목의 황제로 꼽힌다. 올 시즌 출전한 4차례 월드컵 회전 종목에서 모두 우승했다.
 
그는 지난해 8월 훈련 도중 왼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으로 전치 15주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예상보다 빨리 슬로프에 복귀했다. 그는 “부상 탓에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시작했는데도 예상보다 빨리 기량이 좋아졌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르셀 히르셔. [아델보덴 EPA=연합뉴스]

마르셀 히르셔. [아델보덴 EPA=연합뉴스]

그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예상보다 빨리 스키 슬로프에 복귀한 건 걸음마를 뗄 때부터 스키를 탔던 경험과 천부적인 감각 덕분이다. 스키강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두 살 때부터 스키를 탄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스키 유망주로 촉망받았다. 특히 18세였던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전 부문에서 우승하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받았다. 이듬해 성인 무대에 뛰어든 그는 2009년 12월 프랑스 발디세르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전 대회 이후 매 시즌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2년부터는 6년 연속 랭킹포인트 합산 점수로 매기는 알파인 스키 월드컵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알파인 스키가 인기 스포츠인 오스트리아에서 히르셔는 국민적인 영웅이다. 후원사만 해도 자동차(아우디), 음료(레드불), 스포츠용품(언더아머) 등을 포함해 10개를 넘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0만명 가량 되고, 팬클럽 회원도 4000여명이다.
 
히르셔는 여름엔 자동차 드라이빙과 카약, 스포츠 클라이밍 등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다양한 모험 스포츠를 하면 아드레날린이 넘쳐 그 순간을 즐기게 된다”면서 “나는 한계를 찾는 여행자”라고 말했다. 알파인 스키의 발롱도르(축구상)인 스키외르도르 상도 3차례나 수상했다.
 
스키 황제 히르셔가 유일하게 갖지 못한 건 바로 올림픽 금메달이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그는 소치 대회 회전에서 은메달 한 개를 딴 게 전부다. 그는 “금메달과 은메달은 엄연히 다르다. 평창올림픽에서 나는 확실히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자부의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은 8일 슬로베니아 크라니스카 고라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월드컵 여자 회전에서 우승해 월드컵 통산 40승 고지를 밟았다. ‘스키 요정’으로 불리는 시프린은 올 시즌 4차례 열린 월드컵 여자 회전 종목에서 모두 우승했다. 올시즌 월드컵에서 8승을 거둔 시프린은 “경기를 할수록 스키 출발선에 서는 게 즐겁다”며 다음 달 평창올림픽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알파인 스키 제왕’ 히르셔는 …
생년월일= 1989년 3월 2일 (오스트리아)
체격= 1m73cm, 75㎏
스키 시작= 2세
취미= 익스트림 스포츠
주요 경력= 월드컵 통산 52회 우승 (역대 3위)
2012~17 6년 연속 월드컵 종합 1위
스키에도르 상 3회 수상
올림픽 경력= 2010 밴쿠버 회전 5위, 대회전 4위
2014 소치 회전 은메달, 대회전 4위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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