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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vs 협곡, 초대형 TV 전쟁

중앙일보 2018.01.09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7일(현지시간)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TV ‘더 월’을 공개했다. [사진 각 사]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7일(현지시간)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TV ‘더 월’을 공개했다. [사진 각 사]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8’에서도 맞붙었다. 두 회사는 수년째 각각 퀀텀닷 기반 발광다이오드(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전면에 내세우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여왔다.
 

삼성전자 ‘더 월 (THE WALL)’
자체 빛내는 초소형 LED기술로
고화질 146인치 크기 화면 선보여

LG전자 ‘올레드 협곡’
55인치 곡면 패널 246장 연결해
빙하·폭포 등 자연 생생히 재현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 컨벤션 센터에서 차세대 TV를 공개하는 ‘삼성 퍼스트룩 2018’ 행사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모듈러 TV ‘더 월’과 AI 고화질 변환 기술을 탑재한 85인치 8K QLED TV를 공개했다.
 
‘더 월’은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는 물론 컬러 필터까지 없애 LED 자체가 빛을 내는 광원이 되는 자발광 TV다. 삼성전자측은 “현존 디스플레이 중 화질이 가장 우수하고 모듈러 구조로 설계돼 크기·해상도·형태에 제약이 없다”고 강조했다. 화면 테두리가 전혀 없는 진정한 베젤리스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처음 공식 석상에 선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기존 QLED 제품과 마이크로LED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추진해 적재적소에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5인치 8K QLED TV는 저해상도 콘텐트를 스스로 고화질로 변환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스스로 밝기·번짐 등을 보정하는 것이다.
 
LG전자는 전시장 입구에 55인치 올레드 246장으로 만든 초대형 ‘올레드 협곡’을 설치했다. [사진 각 사]

LG전자는 전시장 입구에 55인치 올레드 246장으로 만든 초대형 ‘올레드 협곡’을 설치했다. [사진 각 사]

한편 LG디스플레이는 CES 2018에서 세계 최초로 OLED 방식의 88인치 8K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현존하는 OLED TV 라인업에서 가장 큰 초대형이자 초고해상도 프리미엄 제품이다. 유연성도 좋아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데도 용이하다.
 
그간 OLED는 재료의 특성상 8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이나 4K 이상의 고해상도 화질을 구현하는 데 기술적인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LG가 선보인 88인치 8K 디스플레이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며 OLED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다.
 
강인병 최고기술책임자(CTO)는 “LCD는 밝기 및 화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패널 뒤편에 백라이트를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이 무거워지고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 선보인 80인치 OLED는 초대형 화면에서도 OLED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얇고 가벼운 제품 디자인 개발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두루마리처럼 돌돌 말 수 있는 65인치 초고해상도(UHD) 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화면을 보지 않을 때는 말아서 숨길 수 있고 사용자가 여러 용도에 따라 원하는 크기·비율로 사용할 수 있다. 화면에서 소리가 나오는 크리스탈 사운드 OLED TV, 55인치 투명 디스플레이, 77인치 월페이퍼 TV 등 다른 OLED 제품군도 화려하다.
 
지난해 CES에서 양사가 TV 화질을 놓고 품질 경쟁을 벌였다면 올해는 TV 화면 크기 경쟁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TV는 고정된 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 특성 때문에 모바일 기기에 시청자를 빼앗기는 추세다. 이에 양사는 영화·스포츠·게임에 특화한 초대형 및 초고화질 제품을 발전시키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CES 2018전시장 입구에 곡면 55형 올레드 246장을 연결해 만든 초대형 ‘올레드 협곡’을 설치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총 20억 개 자발광(스스로 빛을 내는) 화소로 협곡·빙하·폭포 등의 자연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양사가 ‘사이즈’ 경쟁에 매달리는 것은 최근 TV 수요가 초대형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인 IHS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은 2014년 이후 연간 2억 2000만대 수준에서 판매량이 정체하고 있다. 그러나 75인치 이상 초대형 TV는 다르다. 지난해 115만 1000만대가 팔린 초대형 TV는 올해 169만 6000대, 2020년 338만8000대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CES에서 초대형 TV를 선보이면서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TV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라스베이거스=하선영 기자, 서울=손해용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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