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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달러·엔 3년 새 최저…해외서 카드·현금 뭘 쓸까?

중앙일보 2018.01.09 00:01
원화가 강세를 띠면서 달러화·엔화 등 주요 외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곧 해외여행을 떠날 이들은 표정 관리를 하고 있고, 여행 계획이 없던 사람도 항공권 판매 사이트를 들락거리느라 손가락이 바쁘다. 지금처럼 환율이 요동칠 때 현금을 환전하는 게 나은지,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는 게 나은지도 궁금해진다. 상황별로 정리해봤다.  
원화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들어 달러화와 엔화가 3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원화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들어 달러화와 엔화가 3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리랜서 공정식]

먼저 지금처럼 원화가 강세일 때는 신용카드 사용이 유리하다는 게 상식이다. 이유는 이렇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면 결제시점이 아닌 2~4일 뒤 금액이 청구된다. A씨 가족이 1월1일 일본 도쿄(東京) 식당에서 1만 엔어치 스시를 먹고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1월3~5일 환율 기준으로 실제 지불해야 할 금액이 청구된다는 말이다. 카드사가 나흘 뒤인 1월5일 청구금액을 결정한다면, 엔화 가치가 1월1일보다 9원(100엔 기준) 하락했기 때문에 A씨는 900원 이득을 본 셈이다.

원화 강세일 땐 신용카드 사용이 유리
결제 2~4일 뒤 청구, 환차익 볼 수도

엔화가 900원(10엔 기준) 초반대로 낮아지면서 일본에서 쇼핑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사진 엄윤주]

엔화가 900원(10엔 기준) 초반대로 낮아지면서 일본에서 쇼핑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사진 엄윤주]

내친 김에 신용카드 청구금액이 결정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포털사이트에서 ‘환율’을 검색하면 보이는 건 매매기준율이다. 외화를 살 때와 팔 때의 평균가격이다. 신용카드 청구금액은 매매기준율이 아닌 ‘전신환매도율’을 기준으로 한다. 용어가 어렵다. 그냥 환율표에서 ‘외화 송금’ 부분을 보면 된다. 
한데 이게 다가 아니다. 국내 카드사가 부과하는 해외 이용 수수료(0.18~0.35%)와 비자·마스터 같은 해외 카드사의 브랜드 수수료(0.8~1.4%)가 붙는다. A씨가 삼성 마스터카드로 1만 엔을 썼고, 카드사가 1월5일 청구 금액을 정했다면, 이날 전신환매도율 기준으로 9만4933원에 카드수수료 1139원이 더해진 9만6072원이 청구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1월1일 한국에서 엔화를 환전해 도쿄로 가서 1만 엔을 썼다면 어떻게 됐을까. 9만6584원(1월1일 '현찰 살 때' 환율 100엔 965.84원 기준)을 지불한 셈이었다. 즉, 신용카드가 현금보다 저렴하다는 말이 맞다. 500원 차이에 불과하지만 환율 하락 폭이 신용카드 수수료를 상쇄할 만큼 컸기 때문에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원화가 강세라고 해도 신용카드가 현금보다 늘 유리한 건 아니다. 요즘엔 환전 수수료를 90%까지 할인해주는 은행도 많다. [중앙포토]

원화가 강세라고 해도 신용카드가 현금보다 늘 유리한 건 아니다. 요즘엔 환전 수수료를 90%까지 할인해주는 은행도 많다. [중앙포토]

원화 강세라고 해서 신용카드가 늘 현금보다 유리한 건 아니다. 요즘 외화를 환전할 때 수수료를 90%까지 깎아주는 은행도 많아 현금 환전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신한은행 써니뱅크·국민은행 리브 같은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환전 수수료 할인 폭이 크다. 원화가 계속 강세라면 여행이 끝난 뒤 남은 외국 돈은 서둘러 한화로 다시 환전을 하는 게 좋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거나 해외 직구를 자주 한다면 해외 결제 수수료가 낮거나 캐시백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하나쯤 보유하는 것도 좋다. 수수료가 0%인 비씨 글로벌카드, 해외 이용액의 1.5%를 엘포인트로 돌려주는 롯데 벡스 플래티넘 카드가 대표적이다. 체크카드 중에도 하나카드 비바 지, 신한카드 스마트글로벌 등이 캐시백 혜택이 후한 편이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쓸 때는 '한화'가 아닌 현지화폐로 결제해야 한다. 한화로 결제하면 이중환전이 이뤄져 수수료가 크게 불어난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쓸 때는 '한화'가 아닌 현지화폐로 결제해야 한다. 한화로 결제하면 이중환전이 이뤄져 수수료가 크게 불어난다.

해외에서 카드를 쓸 때 유의할 게 있다. 결제는 무조건 현지화로 해야 한다. 한화로 결제하면, 이중환전이 이뤄져 수수료가 훨씬 많이 붙게 된다. 해외에서는 국내서 잘 쓰지 않는 IC칩 비밀번호를 묻는 경우도 많다. 출국 전, 카드사에 정확히 확인해두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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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원화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이제까지 설명한 내용을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신용카드보다는 환전한 현금을 위주로 쓰면 된다. 남은 외화는 당분간 보유하고 있다가 환율 추이를 살피며 파는 게 이득이다. 
2018년 들어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600달러 이상 쓰거나 인출하면 관세청에 즉시 통보된다. 국내 면세점 구매액도 여기에 포함된다. [중앙포토]

2018년 들어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600달러 이상 쓰거나 인출하면 관세청에 즉시 통보된다. 국내 면세점 구매액도 여기에 포함된다. [중앙포토]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점 하나 더. 원화가 강세라고 원없이 해외 쇼핑을 즐겨선 안된다. 2018년부터 해외에서 600달러 이상 신용카드를 쓰거나 현금을 인출하면 국세청에 즉시 통보된다. 국내 면세점에서 사용한 금액도 여기에 포함된다. 기존에는 해외 구매액과 출금액이 5000달러 이상일 때만 관세청에 통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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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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