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미 FTA 개정 협상, “나쁜 협상보다는 아예 타결 안 되는 게 낫다”

중앙일보 2018.01.08 17:03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관련해 “‘나쁜 협상 (결과가 나오는 것)보다는 아예 타결 안 되는 것이 낫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세이프가드 등 미국의 잇따른 통상 압박 조치에 대해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브리핑
개정협상 '쉽지 않을 것' 전망
"이익균형과 국익 극대화 최선 다할 것"

미국 강경한 수입 규제 조치엔
WTO 제소 가능성도 언급
한중 FTA 서비스 협상도 박차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

 
김 본부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 FTA 1차 개정협상에 관한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1차 협상에선 양국의 관심 분야, 민감 분야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며 “미국은 예상대로 비관세 장벽 해소 등 자동차 관련 내용을 지적했고, 이에 대응해 우리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개선과 최근의 수입 규제 조치 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첫 단추를 끼웠지만 협상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게 김 본부장의 분석이다. 그는 “미국이 세제개편 작업을 끝낸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어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대응해 이익 균형과 국익 극대화 목표로 당국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농축산 등 민간 분야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나쁜 협상보다 아예 타결 안 되는 것이 낫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미국의 수입 규제에 대해서도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2016년 23건이었던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 규제 건수는 2017년 말 31건으로 늘었다.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이나 반덤핑 규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1월 말쯤 조사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상황에 따라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며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조치에 대해서는 국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통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1차 개정 협상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국 유명희 한국 수석대표(오른쪽 가운데)와 미국 수석대표인 마이클 비먼 USTR 대표보(왼쪽 중앙)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산업통상자원부]

한미 자유무역협정 1차 개정 협상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국 유명희 한국 수석대표(오른쪽 가운데)와 미국 수석대표인 마이클 비먼 USTR 대표보(왼쪽 중앙)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한중 FTA 서비스 분야 후속 협상도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15년 발효된 한중 FTA는 주로 제조업 등 상품 분야의 관세장벽 해소에 초점을 뒀다. 당시 양국은 서비스·투자·금융 등의 분야는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사드 보복 등으로 지연됐다가 최근 양국이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김 본부장은 “흔히 중국을 제조업 국가로 생각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60%가 서비스업”이라며 “관광·문화·의료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부분에서 활로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품 10억 달러를 수출하면 일자리가 8.2개 생기지만 같은 액수의 서비스 수출은 22.3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시장 확대와 함께 중국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을 실질적 보호할 조치를 마련하고, 안정적 투자 여건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