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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 손짓에 6자회담 국가도 들썩…한·미·중·일 잇딴 협의

중앙일보 2018.01.08 15:30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6자회담 당사국인 한·미·중·일 간에 잇따라 북핵 관련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일 6자 수석대표 협의 "북핵 평화적 해결로 이어져야"
이도훈 한반도본부장, 10일 방미해 남북 회담 결과 공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방한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는 “양 측은 남북 고위급 회담 등 최근 한반도에서 형성되고 있는 평화의 모멘텀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이어지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 본부장과 가나스기 국장은 특히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한편 이를 토대로 북한을 의미 있는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전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한 이도훈(왼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회담 시작전 악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한 이도훈(왼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회담 시작전 악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 본부장은 앞서 지난 5일에는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서울에서 만나 북한의 평창 겨울 올림픽 참가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본부장은 남북 회담 다음 날인 10일에는 직접 미국을 방문해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북한이 모처럼 대화에 관심을 보이면서 2008년 12월 이후 열리지 않았던 6자회담의 당사국들이 들썩이는 모양새다. 이런 연쇄 협의는 남북관계 개선 관련 협의가 북핵 문제 해결의 계기로 이어져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남북 고위급 회담을 “큰 시작”으로 표현하면서 “회담 의제가 올림픽 문제를 넘어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면서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본 국가가 별로 없다. 이번 남북 접촉을 통해 적어도 북한의 생각을 읽을 실마리 정도는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주변국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향후 대화 국면이 펼쳐질 경우 자국에 유리한 구도로 북핵 문제를 끌고 가려는 복잡한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남북 접촉에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내면서도 현재의 제재·압박 틀이 느슨해지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북한의 진정성을 아직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 측이 남북 및 북·미 간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도 조건 없는 대화나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선을 긋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이번 남북 접촉으로 평화적·외교적 해법에 가속이 붙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것도 중국이 꾀하는 바다. 실제 쿵 부부장은 이 본부장과 협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가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이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의 '쌍잠정'(雙暫停,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의 중국식 표현)”이라고 환영했다. 외교가 소식통은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 국면이 본격화하면 각국의 지분 싸움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간 6자회담의 유용성을 두고 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어떤 형식의 대화든 그 틀 안에서 이뤄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남북 관계 진전이 북핵 문제의 진전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남북 간 접촉 결과를 토대로 주요국들과 집중적인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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