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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 체감기온 -69.4도···옷도 얼어서 부서질 정도

중앙일보 2018.01.08 11:34
'폭탄 사이클론'으로 미국 동부 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닥친 지난 4일(현시 시각) 매사추세츠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AFP=연합]

'폭탄 사이클론'으로 미국 동부 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닥친 지난 4일(현시 시각) 매사추세츠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AFP=연합]

최근 겨울 폭풍이 몰아친 캐나다와 미국 동부지역은 한파와 폭설로 꽁꽁 얼었다.
미국 뉴햄프셔주 마운트 워싱턴에서는 6일(현지시각) 기온이 섭씨 영하 38도, 체감기온이 영하 69.4도(화씨 영하 90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도됐다.
과연 어떤 상황일 때 체감기온이 영하 69~70도까지 떨어질까. 기온이 그 정도로 떨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6일(현시 시각) 미 항공우주국 인공위성이 촬영한 미국 동부 지역의 겨울 폭풍 모습. [연합뉴스]

6일(현시 시각) 미 항공우주국 인공위성이 촬영한 미국 동부 지역의 겨울 폭풍 모습. [연합뉴스]

먼저 마운트 워싱턴(워싱턴 산)의 기온이 크게 떨어진 것은 고도 탓이다.

이곳은 높이가 해발 1916.6m로 알려져 있다. 지리산 천왕봉(1915m)과 비슷하다.
북극 한기가 몰고 온 극심한 한파 속에서 고도가 높은 이곳에서는 기온이 영하 38도까지 떨어진 것이다.
미국 뉴햄프셔 주의 마운트 워싱턴, 해발 1916m에 기상관측소가 있다. [중앙포토]

미국 뉴햄프셔 주의 마운트 워싱턴, 해발 1916m에 기상관측소가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체감기온이 영하 70도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기온뿐만 아니라 강한 바람도 불었기 때문이다.

체감기온은 사람의 피부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빼앗아가는 열을 고려해서 계산한 값이다. 체감기온은 측정한 기온 값과 풍속으로 계산한다.
기상 전문가들은 "바람이 불면 피부 주변을 담요처럼 감싸고 있는 얇은 공기층이 달아나고 열 손실도 커지기 때문에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체감기온은 더 낮아지게 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체감기온 계산 식을 바탕으로 역산하면 마운트 워싱턴에는 당시 시간당 150㎞ 이상의 강풍이 불었다는 의미다. 초속으로는 41m가 넘는다.

폭풍우를 동반한 열대저기압의 경우 중심 풍속이 초속 17m(시속 61㎞)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한다.
당시 마운틴 워싱턴에는 웬만한 태풍보다 강한 바람이 불었던 셈이다.
강풍이 분 것은 '폭탄 사이클론(Bomb Cyclone)'으로 불린 기상 현상 탓이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기압이 뚝 떨어지는 현상이다.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단위로 환산하면, 당시 마운트 워싱턴의 체감기온은 화씨 영하 90도에 이르렀다.

수치로 계산한 체감기온이 아닌 실제 관측 사상 가장 추웠던 기록은 지난 1983년 7월 남극대륙 안쪽 고원지대에 있는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 인근에서 측정된 섭씨 영하 89.6도다. 해발 3420m에서 측정한 값이다.
2010년 8월 10일 일본의 남극기지 돔 후지(해발 3900m) 인근에서는 영하 93.2도까지 측정됐지만, 지상에서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인공위성에서 원거리 측정(리모트 센싱)으로 얻은 값이어서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남극 대륙 외에 북미에선 캐나다 유콘주 스내그에서 1947년에 영하 63도가, 아시아에선 러시아 베르호얀스크 등에서 67.8도(1892년)가 관측됐다.
 
한편, 기온이 떨어지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영하 18~20도면 알코올 도수가 20도 정도인 일반 소주가 얼기 시작한다.
영하 38.83도에서는 중금속 수은이 고체 상태로 변하기 시작한다.
영하 60도가 되면 일반 섬유 물질은 얼어붙어서 부스러진다.
드라이아이스가 기체로 승화하는 온도는 1기압에서 영하 78.5도다. 
영하 90도에 가까운 기온에선 사람의 눈과 코, 폐까지 단 몇 분 만에 얼어붙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추위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이 같을 경우 여성은 남자보다 몸의 표면적이 더 넓지만 열을 발생시키는 근육량이 적은 탓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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