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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의 수퍼 위크’ … 남남갈등 해소가 핵심이다

중앙일보 2018.01.08 01:52 종합 30면 지면보기
북한이 7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우리 측에 통보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선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남북 고위급대표단은 9일 무릎을 맞댄다. 북한은 조율 과정에서 회담 날짜 외에 장소(판문점 평화의 집)에 대한 우리 측 제안을 밀고 당기기 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대표단도 요청을 받자 신속하게 지정했다. 과거와는 달라진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위한 실질적 회담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남북고위급회담, 위안부 합의결론, 신년기자회견
외교 빅이벤트 이번주 몰려 … 냉정한 상황관리 필요
국론결집 선행돼야 남북관계도 동력 생길 수 있어

이번 주에는 758일 만의 남북 고위급 회담 외에도 굵직한 외교·안보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외교부의 공식 입장도 나온다.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회담과 한·미 동맹, 한·일 관계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하나하나가 한반도 정세라는 큰 틀 속에서 서로 연결돼 있고, 대내외적으로 얽혀 있어 갈등을 줄이거나 증폭시킬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수퍼 위크’라 부를 만하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분명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전제이자 진일보한 첫걸음이다. 하지만 남북이 서로 다가갈수록 과연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근본적 물음도 커질 것이란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일단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것(남북대화)을 100%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도 전화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입으로 남북대화에 대한 지지 의사와 김정은과의 대화 용의를 공개 확인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벌써부터 ‘샴페인에 취한 것처럼’ 감상적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 남북대화의 대전제는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남북대화가 북핵과 미사일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에 악용되거나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모처럼의 남북대화가 한·미 갈등뿐 아니라 남남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지난해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의 핵심 메시지는 특권과 반칙 같은 ‘적폐’의 청산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문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과 갈 길이 달라질 수 있다. 어렵사리 성사된 남북대화의 물꼬를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로 이어지게 하면서 한·미, 한·일 관계를 공고히 하는 구체적인 메시지와 방향이 담겨야 할 것이다.
 
남남 갈등이나 한·미 갈등 같은 각종 갈등상황 속에서는 남북 문제를 비롯한 각종 난관을 돌파하기 힘들다. 문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의 동의와 자발적 참여를 신년회견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수퍼 위크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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