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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훔치던 김규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동양화붓’ 선물한 이유

중앙일보 2018.01.07 20:18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열린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를 소개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고 배우 김규리씨(왼쪽 사진)와 그가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양화 그림. [연합뉴스ㆍ인스타그램]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열린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를 소개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고 배우 김규리씨(왼쪽 사진)와 그가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양화 그림. [연합뉴스ㆍ인스타그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1987’을 본 후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 문화예술인 7인에게 그동안 노고에 대한 격려와 당부의 의미가 담긴 선물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배우 김규리에게 ‘동양화 붓’을 전달했다. 김규리는 영화 ‘미인도’를 통해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을 연기한 이후 동양화 작가로 데뷔한 바 있다. ‘동양화 붓’에는 블랙리스트 피해를 딛고 본인의 꿈을 담아 좋은 작품을 해달라는 뜻을 담았다. 김규리는 과거 정부에서 이른바 ‘좌성향 예술인 24인’에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 내 한 식당에서 열린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손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윤시중 연극연출가, 신동옥 시인, 정유란 공연기획자, 서유미 소설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규리 영화배우,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정유란 공연기획자, 김서령 무용 공연감독, 가수 백자씨.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 내 한 식당에서 열린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손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윤시중 연극연출가, 신동옥 시인, 정유란 공연기획자, 서유미 소설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규리 영화배우,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정유란 공연기획자, 김서령 무용 공연감독, 가수 백자씨. [연합뉴스]

이밖에 함께 자리한 소설가 서유미씨에게 문 대통령은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빛이 되는 삶을 살라는 의미를 담아 밤에는 조명으로도 쓸 수 있는 찻잔을 선물했고 ‘혁명동지가’를 작곡한 가수 백자(본명 백재길)씨에게는 술병ㆍ술잔 세트를 선물했다.
 
시인 신동옥씨에게는 불편한 창작활동을 벗어나 편안한 집필을 이어가길 바라는 뜻에서 방석이, 극단 ‘하땅세’ 대표 윤시중씨에게는 ‘文은 武보다 강하다’는 뜻을 담은 만년필이 전달됐다.
 
정부지원사업에서 배제돼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문화 아이콘’ 대표 정유란씨는 공정한 창작 환경을 의미하는 수제도장을, ‘이오공감’ 대표 김서령씨는 은은한 예술의 향기가 세상을 바꾼다는 의미의 디퓨저를 선물로 받았다.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 내 한 식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열린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배우 김규리 씨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를 소개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 내 한 식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열린 블랙리스트 피해 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 배우 김규리 씨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를 소개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文대통령 “제가 2012년 대선 때 정권교체에 성공했더라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제가 2012년 대선 때 정권교체에 성공했더라면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라는 회한이 늘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블랙리스트 얘기를 듣거나 또는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만나면 늘 죄책감이 든다. 제가 가해자는 아니지만, 저 때문에 그런 일들이 생겼고 많이 피해를 보셨으니 그게 늘 가슴이 아프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실제로 블랙리스트 피해자 분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12년 대선 때 저를 지지하는 활동을 했다거나 문화ㆍ예술인들의 지지선언에 이름을 올렸다거나 그 아주 단순한 이유 하나 때문에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 그 이후 세월호 관련해서 또 많은 분들이 고초를 겪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어려운 시기에 많은 고통을 겪으신 분들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별로 그 아픔에 대해서, 지난날의 고통에 대해 보상해 드릴 길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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