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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재판에 기업 총수들 총출동…朴 재판 복귀할까

중앙일보 2018.01.07 20:01
이번 주에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뇌물사건’ 재판에 CJㆍ한화ㆍLGㆍGS그룹 등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뇌물)로 지난 4일 추가 기소됐는데 이번 주 재판은 기존의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것이다.
 

CJㆍ한화ㆍLGㆍGS그룹 총수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 소환돼
국정원 특활비 사건 검찰 기소
박 전 대통령 재판 복귀도 관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8일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11일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증인으로 불렀지만 미국 출장을 이유로 법원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대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대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중앙포토]

  
재판부는 이들을 상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과정을 물을 예정이다. 기업 총수들이 실제 법정에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조 회장처럼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 출석을 강제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국정원 특활비 뇌물 사건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다시 나올지도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특활비 36억여원을 받아 쓴 혐의(뇌물 등)로 추가 기소한 지난 4일 유영하 변호사를 재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유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재판을 ‘보이콧’한 뒤 변호인에서 사임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한 푼의 사익 추구도 없었다’는 논리를 폈다. 지지자와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 보복 프레임’이 조성된 이유다. 하지만 검찰이 특활비 36억여원 중 15억원 가량이 기(氣)치료비, 주사비 등 사적 용도로 쓰였고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거쳐 '문고리 3인방'에게 휴가비 등으로 흘러갔다는 수사결과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치보복 프레임이 무색해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 박 전 대통령이 전열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방어 채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특활비 추가 기소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이 ‘재산 환수’ 국면에 부닥친 것도 유 변호사 재선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뇌물 수수와 국고 손실 혐의는 유죄 확정 시 재산 몰수 및 환수 조치가 따른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의 사저를 팔아 얻은 68억원과 박 전 대통령의 개인 예금 등이 모두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 재산 환수가 가능해진 건 공교롭게도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이 제정됐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추징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어떻게 추징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특활비 기소로 그간 박 전 대통령이 펼쳐온 방어논리가 상당부분 뒤집히면서 국정농단 재판을 외면만 하기 어려울 거란 예상도 있다. 지난해 3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유영하 변호사는 “옷값, 의상실 운영비는 대통령 사비로 지급했고 차명폰을 사용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 4일 박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하면서 특활비가 의상실 운영비 등 사적 용도에 사용됐다고 적시, 그런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졌다. 유 변호사는 같은 날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뒤 그의 지장이 찍힌 선임계를 서울구치소에 제출했다.  
 
법조계에선 박 전 대통령이 최소한 ‘서면 형식’으로라도 재판에 목소리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진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재판은 거부하고,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특활비 재판엔 출석하는 ‘투트랙 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그간 ‘건강상 이유’를 들어 재판에 불출석했기 때문에 특활비 재판에만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변호인에게 재판을 맡기고 본인은 서면 의견을 피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활비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에 배당됐다. 이르면 다음 주에 첫 공판 기일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국희ㆍ문현경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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