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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사망한 화재는 실화”…불낸 어머니, 8일 검찰 송치

중앙일보 2018.01.07 19:57
화재를 일으켜 3자녀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정모(22)씨가 지난 2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를 일으켜 3자녀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정모(22)씨가 지난 2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마가 낸 불로 3남매가 숨진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방화가 아닌, 실화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 광주 아파트 화재 ‘실화’로 잠정결론
“초기 방화 무게…불 지른 증거·정황 없어”

“담뱃불 이불에 꺼 불난 듯” 친모 자백 인정
“초기 진술번복은 만취상태서 불나 ‘당황’”

광주 북부경찰서는 7일 “담뱃불을 잘못 처리해 3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중과실치사)로 구속된 정모(22·여)씨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8일 오전 검찰에 송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2시 26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담뱃불을 이불에 튀겨 꺼 불이 나게 해 4세·2세 남아, 생후 15개월 여아 등 3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엄마가 낸 화재로 세상을 떠난 3남매의 화장이 진행된 지난 3일 광주광역시 북구 효령동 영락공원묘지에서 직원들이 관을 운구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화재 현장검증 모습. [연합뉴스]

엄마가 낸 화재로 세상을 떠난 3남매의 화장이 진행된 지난 3일 광주광역시 북구 효령동 영락공원묘지에서 직원들이 관을 운구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화재 현장검증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 정씨의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사건 직후 “라면을 끓이려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켠 뒤 잠들었다”고 진술한 정씨가 “담뱃불을 이불에 껐다”는 등으로 진술을 바꿨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에 대한 수사 결과 화재의 원인을 방화가 아닌, 실화로 판단하고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국과수와 함께 진행한 현장 정밀감식과 부검 결과 일부러 불을 지른 정황이나 증거·진술 등이 나오지 않아서다.
  
경찰은 또 지난 2일 이뤄진 현장검증 결과와 정씨의 진술이 최초 구조 당시보다 바뀐 점이 있지만 이후 일관된 주장을 해오고 있는 점에서도 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담뱃불을 이불에 꺼 불이 난 것 같다”고 주장해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이 지난달 31일 3남매가 숨진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아파트의 화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이 지난달 31일 3남매가 숨진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아파트의 화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정씨 가족들과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 결과 정씨와 전 남편(21)은 생활고에 시달렸지만, 아이들을 학대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또 전 남편 등의 진술을 토대로 정씨가 평소 이불 등에 담뱃불을 끈 사실도 확인했다.
 
숨진 3남매에 대한 부검 결과 외부의 물리적인 힘이 개입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경찰이 실화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광주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정씨의 초기 진술이 바뀌면서 조사에 큰 혼선을 주기는 했지만, 만취한 상태에서 당황해 상황을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지난달 31일 불이 나 3남매가 숨진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아파트 내부. [중앙포토]

지난달 31일 불이 나 3남매가 숨진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동 아파트 내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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