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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 바꿔 기침 뚝

중앙선데이 2018.01.07 01:59 565호 24면 지면보기
강재헌의 건강한 먹거리
일러스트=강일구

일러스트=강일구

48세 남성이 석 달 넘게 지속된 기침으로 고생을 해 왔다. 감기라고 생각하고 감기약이나 기침약을 먹어도 별로 좋아지지 않아 고민을 하다가 병원을 방문했다. 만성 기침의 원인은 놀랍게도 3개월 전 바꿔 복용하기 시작한 혈압약이었다.  
 
35세 여성이 수개월째 기침이 지속되고 특히 밤에 심해져서 병원을 방문했더니 진단명은 호흡기질환이 아닌 역류성 식도염이었다.
 
기침은 가장 흔하면서도 원인이 다양해 진단이 쉽지 않은 증상이다. 만성 기침의 흔한 원인으로는 흡연, 천식, 폐렴, 만성 기관지염, 그리고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부비동염으로 인해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등이 있다. 간혹 혈압약이나 역류성 식도염이 만성 기침의 원인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사실 기침 자체는 해로운 증상은 아니다. 기관지로 들어온 자극물질이나 유해물질을 외부로 배출해 폐를 보호하기 위한 신체반응이다. 하지만 이 기침이 만성화되면 수면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문제가 된다. 또 결핵이나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어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기침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 병의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진하고 누런 가래가 나거나, 숨소리가 거칠게 날 때, 또는 피가 섞여 있거나 고열이 동반된다면, 바로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 의사는 병력과 진찰을 통해 기침의 원인을 추정하고 약물치료에 들어가거나 흉부X선 검사, 폐기능 검사,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 등 진단적 검사를 하게 된다.
 
만성 기침의 치료 방향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앤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라는 혈압약의 부작용으로 기침이 유발된다면, 다른 계통의 혈압약으로 처방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만성 기침을 완치할 수 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되면서 인후부를 자극해 만성 기침이 유발된 것이라면, 식후 바로 눕지 않고, 취침 전 3시간 이내에 늦은 식사나 과식을 피하며, 카페인 음료를 제한해야 한다. 심한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좋아질 수 있다. 천식, 만성 기관지염, 후비루 등이 원인이라면 이에 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고, 폐렴이나 결핵이 원인이라면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나 항결핵제 치료가 필수적이다. 또한 만성 기침이 있는 사람은 가습기를 사용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면 증상을 줄일 수 있다. 흡연은 기도 내 섬모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우리 몸은 기침을 통해 흡연으로 유입된 유해물질을 체외로 배출하게 된다. 따라서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을 해야 만성 기침이 좋아질 수 있다.
 
이렇듯 만성 기침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질환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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