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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 원조는 프로레슬링 … 지금 환생하면 UFC에 적수 없을 것”

중앙선데이 2018.01.07 01:00 565호 25면 지면보기
수제자 이왕표가 본 김일 선생
운명하기 1년 전인 2005년 도쿄 인근 역도산 묘소 앞에 선 김일(왼쪽)과 이왕표. [사진 이왕표]

운명하기 1년 전인 2005년 도쿄 인근 역도산 묘소 앞에 선 김일(왼쪽)과 이왕표. [사진 이왕표]

김일 선생의 수제자이자 그를 가장 가까이서 모신 사람은 이왕표(64)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대표다. 프로레슬링 세계챔피언 출신인 이 대표는 2013년 담도암 수술을 받았고 2015년 은퇴식을 했다.  
 
회복이 잘 되고 있다는 그는 “현역 시절 몸을 너무 혹사했고, 힘을 키우기 위해 육류 위주로 식생활을 한 게 암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도 박치기 후유증으로 뇌혈관 질환을 앓았고, 목 뒤쪽 척추도 눌려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이 대표는 스승의 박치기에 대해 “제대로 받히면 안 넘어가는 선수가 없었다. 링을 지탱하는 코너 포스트(쇠기둥)를 받으면 기둥이 ‘딩∼’하고 울릴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일 선생은 “나도 박치기를 하기 싫다. 팬들이 원하니까 하는 거다. 박치기 한 번 하면 머리에서 종소리가 난다”고 말했다고 한다.
 
종합격투기 UFC에서는 박치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프로레슬링에서도 원래 박치기는 반칙이다. 그런데 상대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지 않을 정도의 반칙은 허용하기 때문에 박치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 선생이 ‘30세 종합격투기 선수’로 환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대표는 “박치기를 하지 않고도 UFC를 석권하실 것 같다”며 “스승님과 우리가 했던 프로레슬링이 종합격투기의 원조다. 상대를 보호하기 위해 주먹을 쓰지 않고, 기술이 들어가도 로프를 잡으면 3초 안에 놔 줘야 하는 등의 룰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재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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