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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해안 기암 속 웅크린 강아지, '뜻밖의 행운' 예감

중앙일보 2018.01.06 08:00
김순근의 간이역(15)
2018년 무술(戊戌)년은 개띠해다. 무(戊)는 색으로 치면 누른 황토색이니 황구(黃拘)의 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황금색으로 해석한 황금 개띠로 통용되고 있다.
 

산이나 해안에 견공 형상을 한 바위 수두룩
네잎클로버 찾은 듯 기분 좋은 한 해 시작을

12간지에 따라 해당 띠가 12년마다 돌아올 때마다 사람들은 새해에 해당하는 동물을 보거나 관련된 꿈을 꾸면 한해 운이 좋다고 믿는다. 그런데 개의 해라고 해도 개꿈은 아무래도 그렇다. 양이나 토끼처럼 도시인들이 쉽게 볼 수 없고 호감 가는 동물인 경우 동물원이나 목장을 찾아가곤 하지만 한 집 건너 애완용 개가 있는 시대다 보니 개 실물을 보는 것은 특별할 게 없다.  
 
 
강아지 모양 바위. [사진 김순근]

강아지 모양 바위. [사진 김순근]

 
그런데 생각지 못한 장소에서 만나는 특별한 개라면 뜻밖의 행운으로 생각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산마다 기암괴석들이 많은데, 이들 기암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형상의 만물상이 되고 이 만물상 중에 견공 모양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때문에 산이나 해안 등 흔하디흔한 바위들에서 무술년의 주인공인 개를 발견한다면 네잎클로버 발견한 듯 뜻밖의 행운이라 여기고 기분 좋은 한 해를 시작해보자.


 
고성 해안 기암 속 강아지
강원도 고성 천학정 아래 해안 기암에 강아지가 숨어있다. 바다전망이 좋아 일출명소이기도 한 천학정은 해안드라이브 코스에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천학정 오른쪽에서 해안 쪽을 바라보면 마치 강아지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형상의 해안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해안 바위 중 강아지 형상의 바위 일부만 보이기 때문이다.
 
 
천학정 오른쪽에서 바라볼때 강아지 모습이 선명하다. [사진 김순근]

천학정 오른쪽에서 바라볼때 강아지 모습이 선명하다. [사진 김순근]

 
바위 일부만 보일 때 강아지 형상이 단박에 드러나지만 전체를 보면 헷갈린다. 천학정 왼쪽 아래로 난 길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면 거대한 기암이 있는데 여기에 강아지를 비롯해 손바닥, 코끼리, 사람 얼굴 등 다양한 형상이 숨어있다. 전체를 보면 여러 형상으로 인해 마치 보안 숫자처럼 혼동되어 발견하기 쉽지 않지만 일부만 찬찬히 살펴보면 숨어있던 형상들이 드러난다.
 
강아지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천학정 오른쪽에서 해안 쪽을 내려다볼 때다. 마치 강아지가 웅크리고 앉아있는 형상이다.
 
 
천학정 해안바위. [사진 김순근]

천학정 해안바위. [사진 김순근]



 
설악산 견공들
바위가 많은 설악산에는 멀리 보이는 산 능선에 짐승 모양의 바위가 더러 있다. 점봉산에서 설악산 한계령으로 내려가는 등산로에도 어김없이 정체 모를 짐승이 등장한다. 그것도 다소 가까이에. 
 
꼬리를 위로 추어올리고 두 앞다리로 버티고 선 위용이 진돗개를 닮았다. 이 바위는 사람이 오를 수 없는 봉우리 정상부위에 있는 데다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데 딱 한곳에서만 온전한 진돗개 형상이 목격된다.
 
 
점봉산~한계령 구간의 개바위. [사진 김순근]

점봉산~한계령 구간의 개바위. [사진 김순근]

 
한계령 휴게소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설악산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 능선과 만난다. 이 한계령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 능선에 개가 앞발을 딛고 서 있는 형상의 바위가 있다. 특히 이 바위 뒤에는 사람 얼굴 모양의 바위가 있어 마치 사람이 강아지 등에 올라타 있는 듯 보인다.

 
 
강아지와 사람형상의 바위. [사진 김순근]

강아지와 사람형상의 바위. [사진 김순근]

 
서북 능선과 만나는 갈림길에도 천진난만한 표정의 강아지 형상의 바위가 있다. 깊은 산중인 탓에 곰으로도 보인다는 이들도 있는데, 어른 키보다 더 큰 바위여서 관심 있게 살펴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서북능선의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서북능선의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속리산 파수꾼 강아지
속리산 문장대는 해발 1054m에 위치한 암석으로 정상엔 50여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이곳 문장대로 올라가는 입구 바위 뒤편에 사나운 개가 숨어있다. 올라갈 때는 평범한 바위로 보이지만 내려올 때 거대한 강아지로 변한다. 찢어진 눈에 꽉 다문 입 등 성깔 있어 보이는 얼굴이다.
 
 
문장대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문장대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기암이 많은 속리산에는 문장대 외에도 곳곳에 다양한 모습의 개들이 숨어있는데, 특히 문장대~경업대~세심정휴게소 구간의 능선길을 가다 보면 길쭉한 얼굴을 바닥에 붙이고 있거나 따스한 햇볕에 조는 모습을 한 강아지 형상의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속리산 조는 강아지. [사진 김순근]

속리산 조는 강아지. [사진 김순근]



 
방송 탄 북한산 강아지 바위
북한산 삼천사 계곡에서 의상 능선으로 가는 길에 강아지 바위가 있다. 능선 이름도 속칭 ‘강아지 바위 능선’이 됐다. 강아지를 빼닮은 강아지 바위가 실제 있는지 찾아가는 방송프로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삼천사계곡을 통해 강아지 바위에 오르기도 하지만 바위를 떠나 멀리서 바라볼 때 강아지 모습이 나타난다. 특히 의상 능선에서 바라볼 때 강아지 모습이 뚜렷한데, 귀를 늘어뜨린 모양에 눈과 코 형상이 귀여운 강아지 모습이다.
 
 
새해 내린 눈이 눈부위를 가려 마치 졸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김순근]

새해 내린 눈이 눈부위를 가려 마치 졸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김순근]

 
비봉 능선 주변에는 개의 옆모습을 닮은 바위가 있다. 꼬리도 있는 온전한 모습의 견공 형상이다. 특히 긴 귀를 축 늘어뜨린 얼굴 모양이 한없이 순해 보인다. 사진상으로 개 모양이 쉽게 보이지만 실제론 주변 나무와 비슷한 바위로 인해 발견하기 쉽지 않으니 보물찾기하듯 찾아보자.

 
 
북한산 비봉능선길 개바위. [사진 김순근]

북한산 비봉능선길 개바위. [사진 김순근]

 
인수봉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개가 바닥에 엎드려있는 모습의 거대한 바위가 있다. 인수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커브 길이어서 바위에 붙어 걷다 보면 볼 수 없지만, 등산로에서 벗어나 커브 부분 공터에서 바라볼 때 형상이 드러난다.

 
 
인수봉 입구 개 형상바위. [사진 김순근]

인수봉 입구 개 형상바위. [사진 김순근]



 
양양 빈지골 강아지
강원도 양양 어성전의 빈지골 계곡에 강아지가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있는 형상의 바위가 있다. 눈과 귀 모양이 뚜렷한데 계곡의 물고기를 사냥하려는 듯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기어가는 모습이다.

 
 
양양 빈지골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양양 빈지골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관악산 강아지 바위
관악산 사당~연주대의 봉천능선에 강아지 바위가 있다. 길쭉한 입을 다물고 있는 귀여운 표정의 강아지다. 지도상에 ‘강아지 바위’라고 표기되어있을 정도로 ‘공인’된 강아지 바위지만 막상 바위 주변엔 안내판이 없어 모르고 지나는 이들도 많다. 얼핏 아기공룡 둘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악산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관악산 강아지바위. [사진 김순근]

 
관악산 연주대에서 팔봉 능선으로 가는 등산로에도 기암들이 많은데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능선길 한쪽에 졸고 있는 모습의 강아지 바위가 있다.
 
 
관악산 팔봉능선길 바위. [사진 김순근]

관악산 팔봉능선길 바위. [사진 김순근]

 
위에서 언급된 강아지 형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산이나 해안 등 바위들이 많은 곳에는 알려지지 않은 강아지 형상들이 적지 않게 숨어있다. 무술년 개의 해를 맞아 어디선가 이들 특별한 강아지들을 만나면 뜻밖의 행운으로 여기고 2018년 한해가 술술 잘 풀리길 기대해보자.

 
김순근 여행작가 sk4340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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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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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근 김순근 여행작가 필진

[김순근의 간이역] 은퇴는 끝이 아니다. 새로운 도전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걱정과 두려움도 있겠지만, 성공의 성취감은 무엇보다 값질 것이다. ‘간이역’은 도전에 나서기 전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처음 가는 길은 먼저 간 사람들이 겪은 시행착오 등 경험들이 큰 힘이 된다. 성공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한 이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공유하고, 좋은 힐링 여행지를 통해 도전에 앞서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막연한 두려움을 씻어내고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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