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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남북 회담 … 문 대통령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 안 해”

중앙일보 2018.01.06 01:21 종합 3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대한노인회 간부와 시·도연합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신년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왼쪽)을 맞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대한노인회 간부와 시·도연합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신년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왼쪽)을 맞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이 9일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문제를 협의하는 고위급 회담을 연다. 남북이 회담 테이블에 함께 앉는 것은 758일 만이다. 북한은 5일 오전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의 전통문을 보내 정부의 고위급 회담 개최 제안을 수용했다. 이 위원장은 “고위급 회담을 위해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나갈 것”이라며 “(회담 의제는) 평창올림픽 경기대회를 비롯한 남북 관계 개선 문제”라고 알려왔다. 한·미 정상이 전날 밤 통화에서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한 지 약 11시간여 만이다.
 

북, 남북 고위급 회담 수용
한·미 훈련 연기 합의 11시간 만에
남측 제안 조건 없이 받아들여
회담 수석대표 조명균·이선권 유력

남 “평창 우선”에도 북 의제 확대
대북제재 중단 요구 땐 논란 클 듯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에 나선다고 알린 이날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고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평화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한노인회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북한 문제가 물론 어렵지만 더 어려운 것은 내부 의견의 분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놓고 “아직 성급한 낙관이나 기대는 금물”이라며 “가능하면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고위급 회담 제안을 수용하며 그간 시기·장소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던 관례를 깼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제의한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을 그대로 수용했다. 역제안은 없었다. 회담 의제를 놓고 북한은 지난 3일엔 평창올림픽으로만 한정해 알렸다가 5일 전통문에선 “남북 관계 개선 문제”라고 범위를 넓혔다.
 
정부로선 평창올림픽 성공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이라는 이중의 숙제를 안게 됐다. 정부는 일단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 문제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까지 의제로 거론한 데 대해 “북한의 올림픽 참가 문제가 매듭지어져야 남북 관계 개선 관련 논의가 가능하다”며 “우선순위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 참가 문제 협의가 잘 진행돼야 나머지(남북 관계 개선 문제)도 논의될 여지가 있다”고 거듭 밝힌 뒤 “이전에 우리가 제안한 부분에 국한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이전에 제안했던 부분으로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군사 당국자 회담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고위급 회담에선 북한 대표단·응원단 등의 참석 여부와 범위, 이들에 대한 신변 보장 등을 우선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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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북한이 정부를 상대로 ‘남북 관계 개선 문제’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카드를 꺼내들 경우가 문제다. 북한이 고려항공을 통한 입국을 요구할 경우 난감한 상황이 온다.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도 고려항공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대표단의 체재 비용도 뇌관이다. 참가비용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지난해 표명한 바 있으나 대표단 규모가 응원단 등의 합류로 커지면 정부가 부담해야 할 몫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남북 관계 개선 현안’으로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제재 중단을 요구할 경우 이는 ‘최고의 대북 압박’을 전면에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선 수용하기 어려운 이슈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과 한·미 관계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등장할 수도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위반 등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거쳐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서는 단계적 수순을 밟을 여지를 남겨 놨다.
 
북한이 9일 고위급 회담을 수용하며 남북 간 대화라인이 과거의 통일부와 북한 통일전선부에서 통일부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날 통전부 대신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얼굴로 내세웠다. 이선권 명의의 전통문을 조명균 장관 앞으로 보냈다. 이에 따라 9일 회담에선 조 장관과 이 위원장이 각각 남북 수석대표로 나서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수진·강태화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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