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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위안부 합의 1㎜도 움직이지 않는다” 세 차례 반복

중앙일보 2018.01.06 01:20 종합 4면 지면보기
스가 요시히데. [EPA=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EPA=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대신 그의 오른팔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관방장관이 전면에 나섰다.
 

내주 한국 측 후속조치 발표 앞두고
침묵으로 일관 아베 대신 연일 총대

다음주 10일 전후로 예상되는 한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 발표를 앞두고 양국 간에 시한폭탄이 돼가고 있는 위안부 태스크포스(TF) 보고서 문제와 관련해서다.
 
지난해 12월 27일 한국의 위안부 TF가 양국 합의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아베 총리는 아직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4일 밤 BS후지TV에 출연한 스가 장관은 “(합의는) 1㎜도 움직일 수 없다”는 아베 총리의 생각을 그대로 반복했다.
 
위안부 TF가 발표한 보고서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도, 일본이 10억 엔의 자금을 제공한 ‘화해와 치유 재단’의 향후 활동계획에 대한 질문에도 모두 “어디까지나 한국 내의 논의”라고 못 박았다. 심지어 주한 일본대사 귀국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한국 국내 문제이기 때문에 먼저 국내에서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스가 장관은 “합의는 1㎜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을 세 번이나 했다. 또 위안부 합의 자체에 대해선 “국가와 국가가, 외교장관끼리 먼저 합의한 뒤 정상들이 전화통화로 확인을 했고,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존 케리)과 대통령 보좌관(수전 라이스)이 환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몇 번이고 골 포스트를 옮겨온 게 사실”이라며 골대론을 다시 제기했다.
 
골대론은 “위안부 문제 등에서 한국은 그동안 요구하는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국내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꿔왔다”는 주장으로 일본이 미국 등 제3국에 주로 전파해 왔다. 스가 장관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전날 발언과 비슷한 취지의 내용을 되풀이했다.
 
스가 장관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한국이 다음주 일본에 무엇인가를 요구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협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스가 장관이 ‘이번 논란이 한국 국내 문제’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국이 국내 정치 문제를 외교 문제로 비화시키며 또 골대를 옮기고 있다’는 주장을 국제사회에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외교부는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8일 방한하는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협의를 갖고 양국 간 현안을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교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장급 협의에서 논의될 ‘양국 간 현안’의 상당 부분은 위안부 합의 관련 내용이 될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한·미 훈련 보류가 압력 약화 아니다”=5일 스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이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중에는 연합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한 데 대해 “한·미 합동군사훈련 관련 결정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손상시키는 건 아니라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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