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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문으로 15년 만에 잡힌 ‘호프집 살인범’의 최후 진술

중앙일보 2018.01.06 01:13
왼쪽사진은 2002년 사건이 벌어졌던 서울 구로구 호프집. 오른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서울경찰청, 영화 변호인 캡처]

왼쪽사진은 2002년 사건이 벌어졌던 서울 구로구 호프집. 오른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서울경찰청, 영화 변호인 캡처]

15년 만에 붙잡힌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 범인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모(53)씨의 결심공판에서 "장씨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해 오랜시간 동안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며 법원에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장씨는 처음부터 계획적인 의도로 범행을 저지르고도 우발적 범행이라는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고 유족들에게도 고통을 줬다"고 지적했다.
 
범행 후 택시 운전을 해왔다는 장씨는 피고인신문과 최후진술을 통해 "15년 간 지쳐있었다. 항상 조심스러웠다. 술 취한 택시 손님들이 때려도 경찰서에 가지 못했다"며 "엄한 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에게 죽을 때까지, 죽어서도 사죄하겠다.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장씨의 변호인은 "장씨는 아버지의 학대로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다. 이런 심리적 문제가 결합된 범행으로 계획적 범행이 아니란 점을 참작해 달라"고 최종 변론했다.
 
한편 장씨는 2002년 12월 14일 서울 구로구의 한 호프집에서 여주인 A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기소됐다.
 
당시 새벽 2시30분께까지 술을 마시던 장씨는 종업원이 퇴근하고 A씨와 단둘이 남게 되자 가방에서 둔기를 꺼내 A씨를 수차례 내리치고,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장씨의 몽타주 등을 만들어 수배했지만, 별 다른 소득 없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7년, 경찰이 지문자동식별시스템(AFIS)을 수사에 활용하며 사건 해결에 속도가 붙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의 맥주병에 남은 작은 쪽지문과 발자국 등의 흔적을 분석해 장씨를 피의자로 지목했고, 지난해 6월 장씨를 검거했다. 장씨는 경찰 검거 당시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시인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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