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 강력한 핵 버튼” 트럼프 발언에 美 의회 강력 반발

중앙일보 2018.01.04 16:55
최근 공개석상에서 발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최근 공개석상에서 발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핵 단추’ 발언에 대해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을 갖고 있다”고 응수한 것과 관련해 미 의회가 발끈했다.

美 언론, “의회, 핵무기선제사용방지법 통과 주력”
실제 핵 발사까지 절차 까다롭다는 분석도
트럼프 ‘책상 핵 단추’는 콜라 주문용이란 풍자도

 
4일(현지시간) 디펜스뉴스 등에 따르면 상·하원은 대통령이 핵 미사일 발사 지시를 내리기 전에 의무적으로 의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핵무기 선제사용 방지법(Restricting First Use of Nuclear Weapons Act)’ 법안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가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핵 무기를 발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법안을 발의한 에드 마키 상원의원은 “그 누구도 독자적인 핵 무기 사용 권한을 가져선 안된다”고 트위터에 썼다. 로 칸나 하원의원도 “올해 첫 의회 회기가 시작하는 월요일(1월 8일)에 기필코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란 글을 올렸다.
 
 
2004년 이라크전서 헬기 추락 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던 여군 출신의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 역시 “미국이 북한과 핵 전쟁을 벌인다면 3만5000명의 주한미군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뉴클리어 풋볼’이라는 핵 가방을 받는다. 약 20㎏에 달하는 이 가방 안에는 핵탄두 타격 목표가 명시된 명단과 암호 인증장치 등이 들어있다. 발사명령 인증코드가 담긴 카드인 ‘비스킷’을 통해 자신의 신원을 인증하면 트럼프는 발사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는 핵탄두 1393개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장착돼 있다. 이밖에도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핵탄두가 4571개(2015년 기준)에 달한다고 ABC는 전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핵 미사일 발사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며 트럼프의 미사일 발사 지시가 실제 발사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장 군 장성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의 한 안보 포럼에 참석해 “트럼프의 핵 공격 지시가 위법적이라고 판단되면 난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 대신 최선의 대안을 찾아내 트럼프에게 제안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임인 세실 헤이니 전 사령관도 최근 CBS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최전선에 있는 군 장성과 장교들이 승인해야 미사일이 발사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의 공식 사진가였던 피트 수자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대통령 집무실 사진. 오른쪽 위에 붉은 버튼이 보인다.

버락 오바마의 공식 사진가였던 피트 수자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대통령 집무실 사진. 오른쪽 위에 붉은 버튼이 보인다.

 
한편 트럼프의 발언(“더 강력한 핵 버튼”)은 미국 내에서 풍자 대상이 되고 있다. CBS의 한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집무실 책상 위 버튼은 다이어트 콜라 호출용”이라고 비꼬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인터뷰를 하던 트럼프가 책상 위 붉은 버튼을 눌러 백악관 직원에게 “다이어트 콜라를 가져오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가 매일 다이어트 콜라 12캔을 마신다”고 보도했지만 백악관은 그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