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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고 대출은 막혀 … 부동산 서울 빼곤 흐림

중앙일보 2018.01.01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새해 부동산 시장의 전체적인 기상도는 ‘대체로 흐림’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금리 인상 같은 악재로 관망세가 강해지고 수요가 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투자 열기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지역·상품 전망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서울과 지방 집값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물론이고 상품별로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최대 입주, 지방 집값에 영향
주택산업연구원 “거래 8% 감소”

재건축은 서울·수도권 등만 주목
강남 ‘똘똘한 한 채’심리 굳어질 듯

4월부터 다주택자에 양도세 중과
실수요자는 1분기 급매물 노릴 만

부동산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시장이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전국 집값이 연간 0.2%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거래량(93만건)은 지난해보다 8%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한 각종 수요 억제책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달부터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도입되는 게 대표적이다. 종전 DTI와 달리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부채에 포함해 대출 한도를 정하는 게 핵심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택담보대출을 1건이라도 받은 상태라면 추가로 대출받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4월부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다. 2주택자가 서울·세종 등 조정대상 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면 기본세율(6~40%)에 10%포인트를, 3채 이상 가진 사람은 20%포인트의 세율을 더 부담해야 한다.
 
입주 물량 증가, 금리 인상도 예고돼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43만9611가구로 지난해보다 14.5% 많다. 역대 최대 규모다. 공급 과잉은 경기도와 지방 집값을 끌어내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가뜩이나 수요가 줄고 미분양 물량이 느는 지방에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정반대다. 지난해보다 가격 오름세는 둔화하겠지만 ‘상승’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각종 규제에도 여전히 잠재 수요가 탄탄해서다. 주택 공급도 부족하다. 서울 주택보급률은 96%(2015년 기준)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올해 입주 물량이 3만4703가구로 지난해보다 28% 늘지만, 넘치는 수요를 따라가진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어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만 주목받을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이달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주택자 규제가 잇달아 나오면서 강남권 등의 ‘똘똘한 한 채’로 자산을 집중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로 거래가 가능한 아파트는 많지 않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조합이 아직 꾸려지지 않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대치동 은마 등으로 수요가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변수도 적지 않다.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보유세 개편 검토를 공식화했다. 보유세가 인상되면 주택 보유 부담이 커져 ‘세금 회피용’ 매물이 늘 수 있다. 금리 인상 속도도 주요 변수다. 최근 주택시장을 떠받친 게 유동성인데, 금리 부담이 커지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져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전세 시장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전셋값이 지난해 대비 0.5%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은 소폭 상승을, 경기도와 지방은 약세를 예상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입주량이 많은 경기 화성·김포·시흥·남양주 등과 충청, 경상권은 ‘역전세난’(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윳돈이 있고 내 집을 마련할 계획이 있다면 1분기(1~3월)에 급매물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4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가 그 전에 매물을 쏟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를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 개포지구 등 강남 재건축을 비롯해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위례신도시, 하남 감일지구 등 알짜 물량이 많아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가격 통제로 인해 분양가도 비교적 싸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의 경우 ‘신혼희망타운’도 고려할 만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올해는 부동산 상품 중 분양 아파트가 가장 유망하다”며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라면 적극적으로 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은 “‘분산 투자’보다는 ‘압축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도 “시세차익을 기대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전망은 밝지 않다. 금리가 오르는 추세인 데다 입주 물량도 많아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해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은 7만여 실로, 2004년 이후 가장 많다.
 
상가 시장은 대출 규제가 가장 큰 악재다. 정부는 3월부터 임대업자가 대출받을 때 이자상환비율(RTI)을 적용해 대출 문턱을 높인다. 연간 버는 임대소득이 나가는 이자비용보다 많아야 돈을 빌려주는 식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투자 때 대출 비중을 줄이는 등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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