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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 'BBK 저격수' 정봉주 복권

중앙일보 2017.12.29 09:41
‘BBK 저격수’ 정봉주 전 의원이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9일 처음으로 실시된 특별사면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특별복권됐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다른 정치인 출신은 모두 배제됐지만 정 전 의원만은 문재인 대통령의 첫 특사에 이름을 올렸다.
 
BBK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정봉주 전 의원이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한 직후의 모습 [중앙포토]

BBK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정봉주 전 의원이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한 직후의 모습 [중앙포토]

 
정 전 의원은 법무부 공식 발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복권~! 오늘같은 날이 과연올까? 실감이 나질 않는다”며 “지난 겨울 광장을 밝혔던 촛불시민, 그리고 함께 걱정해주셨던 모든 분들 감사하다”고 적었다. 또한 “대통령님, 진심 감사드린다”고도 썼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선봉에 섰다. 그래서 ‘BBK 저격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고 2011년 12월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2012년 12월 만기 출소했지만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은 2022년까지 박탈된 상태였다.
 
정 전 의원이 이번에 복권이 되면서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물론 그 사이 재ㆍ보궐 선거에도 출마할 자격을 갖췄다.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선 정 전 의원의 복권을 요구해 왔다. 지난달 20일 더불민주당 97명, 국민의당 22명, 정의당 6명 등 125명의 국회의원은 문 대통령에게 정 전 의원의 복권을 청원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상대 후보였던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민주당 박영선ㆍ안민석ㆍ홍영표ㆍ고용진 의원,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불의한 정권에 의해서, 불의한 검찰과 사법에 의해서 살지 않아도 될 징역을 1년 살고 정치적인 권리를 박탈당한 정 전 의원의 복권을 간곡히 희망한다”는 기자회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정봉주 전 의원 복권 탄원 기자회견에서 탄원서를 읽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정의당 노회찬,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안민석, 국민의당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정봉주 전 의원 복권 탄원 기자회견에서 탄원서를 읽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정의당 노회찬,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안민석, 국민의당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정봉주 전 의원만 복권된 이유에 대해 “2007년 대선 사범 중에서 사면이 안 된 정치인은 정 전 의원뿐이었다”며 “다른 정치인은 문 대통령이 사면 대상이 아니라고 했던 뇌물 등의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이명박 당시 후보를 공격하는 역할을 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고(故) 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8ㆍ15 특사’ 때 각각 집행유예형과 잔여 형기 집행, 잔여 형기 집행을 면제받았다.
 
정 전 의원의 ‘나홀로 사면’은 정치적 함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7년 대선 과정에서 당을 위해 싸우다 실형을 살게 된 만큼 여권에선 정치적ㆍ도의적 부채(負債)가 있었다. 또한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방송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는 문 대통령이 이끈 2012년 총선과 직접 출마한 2012년 대선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다.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 구속되기 전까지 나꼼수 멤버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이 정치적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지난 21일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사건’ 수사팀을 별로로 구성해 수사하기로 하고 수사팀을 서울동부지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에 꾸렸다. 최근에는 이 전 대통령이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 측을 압박해 다스에 140억원을 지급하게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일했던 행정관을 불러 조사도 했다.
 
정치권에선 “정봉주 전 의원이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의원 복권설이 돌 때부터 “코드 사면, 좌파 사면”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자유한국당은 “정치인 중 유일하게 포함된 정봉주 전 의원의 혐의 내용에 대한 잘잘못 시비를 떠나 이명박 정부 때 일은 모두 다 뒤집어야 속이 시원한 이 정부의 삐뚤어진 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정태옥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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