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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유기’ 연출자 박홍균 PD와 일했던 배우들의 후일담

중앙일보 2017.12.28 18:58
화유기 방송사고. [사진 tvN '화유기' 방송 캡처]

화유기 방송사고. [사진 tvN '화유기' 방송 캡처]

방송 2회 만에 방송사고를 내고 촬영현장에서 세트 작업을 하던 스태프가 추락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tvN ‘화유기’의 연출자 박홍균 PD와 함께 작업한 배우들의 발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박 PD는 2008년 ‘뉴하트’부터 2009년 ‘선덕여왕’, 2011년 ‘최고의 사랑’ 등의 작품으로 유명해졌지만,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박볼트’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박볼트’는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악역 볼드모트를 뜻한다.  
 
드라마 '늑대'.

드라마 '늑대'.

지난 2006년 박 PD의 초기작 ‘늑대’는 방송 3회 만에 조기종영됐다. 에릭이 극 중 한지민을 보호하기 위해 뒤에서 감싸는 장면을 촬영하다 스턴트 차량이 앞에서 미처 멈추지 못해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에릭은 발목과 허리, 골반 등 부상으로 4주 진단이 나왔고 한지민 역시 목 등을 다쳐 드라마는 끝을 맺지 못했다. ‘늑대’에는 1회에만 사람이 차에 치이거나 치일 뻔한 장면이 네 번이나 나왔고 2회에도 이미 오토바이에 치일 뻔한 한지민을 에릭이 구하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 제작사 관계자는 극 초반에 시청률을 높이려다 보니 1, 2회에 역동적인 장면을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뉴하트'.

드라마 '뉴하트'.

2008년 ‘뉴하트’를 찍은 김민정은 스포츠조선에 “2주간 매일 날밤 새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이 매체는 “박 PD가 워낙 완벽주의다 보니 촬영에 더욱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술 장면의 경우 심하면 한 장면을 찍는 데만 10시간이 걸린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민정과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지성 역시 2011년 TV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뉴하트’ 할 때 30일 밤을 새웠다”며 “수술 신이 많았는데, 방송에는 2~3분 나오는 수술 신 하나를 24시간 찍었다. 두 회분 중에 수술 신이 2, 3개는 나오니까 3일을 그렇게 날리는 거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방송이 펑크 나게 생겼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나. 상상이 안 가겠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선덕여왕'.

드라마 '선덕여왕'.

박 PD가 2009년 연출한 ‘선덕여왕’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요원은 드라마 방영 당시 촬영 스케줄을 이기지 못하고 응급실 신세를 졌다. 고현정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트장의 열악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고현정에 따르면 화장실도 없는 산속에서 며칠 밤을 꼬박 새우는 강행군을 했는데 세트장은 더럽고 식사는 부실했다고 한다. 또 “같은 장면을 하염없이 반복해서 촬영했다”며 김민정, 지성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

드라마 '최고의 사랑'.

2011년 ‘최고의 사랑’ 주인공이었던 공효진 역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온종일 나르고 구르고 포복하는 장면들을 찍었다. 마음을 가볍게 먹고 갔는데 어마어마했다”며 “텀블링을 못 해 대역을 해준다고 해서 착지만 하면 되나 했는데 엄청 고생했다. 100컷 넘게 찍은 신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7일 공식성명을 내고 “방통위와 관계 당국은 ‘화유기’ 미술 노동자 추락사고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라”며 “당사자가 야간작업으로 피로가 누적돼 있어 다음 날 샹들리에를 설치하겠다고 부탁했음에도 설치를 강요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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