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정고시 출신 수시 지원 막는 교대 입시요강 '위헌'

중앙일보 2017.12.28 17:07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검정고시 출신의 수시모집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교육대학교의 입시 요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재 "합리적 이유 없이 검정고시 출신자 차별"
"학생부 아니라도 심층면접 등으로 평가 가능"
신입생 발표 이후라 2017 요강은 취소 않기로

헌법재판소는 28일 한모씨 등이 2017년 수시모집 입시 요강을 취소해달라며 서울교대 등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로써 교대들은 향후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 의무 제출을 요구할 수 없게 됐다. 헌재 관계자는 “11개 교대들의 신입생 합격자 발표는 이미 종료됐기 때문에 2017년 요강 자체를 취소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위헌 결정의 효력은 이후 입시 요강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교대 등 11개 교대는 지난해 8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의무 제출하도록하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 입시 요강’을 발표했다. 또 기초생활수급대상자ㆍ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을 제외한 대부분 전형의 지원 자격을 ‘고교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로 한정했다. 이 입시 요강에 따르면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 졸업 학력을 취득한 수험생은 학생부가 없어 수시 전형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경기도 용인의 한 대안학교에 재학 중이던 한씨 등 7명은 “입시 요강이 헌법 상 교육 받을 권리, 직업 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을 청구했다. 고등학교 졸업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대안학교 졸업생은 검정고시를 치러야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헌재는 “학생부를 제출하도록 한 입시 요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검정고시 출신자인 청구인들을 차별해 교육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또 “대학에 자율적인 학생 선발권이 있더라도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대학의 자율권은 일정 부분 제약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이어 “대학들은 학생부가 아니라도 자기 의견서, 심층면접 등 다른 방법을 개발해 교사로서의 품성과 자질 등을 평가할 수 있다”며 “공교육에서 이탈한 학생들을 수시모집에서 제외해 공교육 정상화를 달성하겠다는 대학의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창호ㆍ이선애 재판관은 “수시 모집에서 자신의 수학능력을 증명할 기회도 부여 받지 못한 채 지원에서 배제토록하는 입시 요강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제한한다. 그 기본권 침해 여부는 보다 엄격한 심사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보충 의견을 제시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