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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관 채용비리 백태, 면접위원 사전접촉, 무자격채용도

중앙일보 2017.12.28 12:01
채용비리 일러스트 . 김회룡 기자

채용비리 일러스트 . 김회룡 기자

지방의 A 공공기관에서 지난 2015년 직원을 채용할 때 응시자 B씨는 해당 기관장과 사전에 면담했다. 합격자 발표 전에 기관장의 묵인 아래 근무까지 했다. B씨는 면접 심사위원에게 전자 우편을 보내는 등 사전 접촉도 했고 서류ㆍ면접 심사를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지방 C 공공기관에서는 2017년 신규 직원을 뽑으면서 1순위 득점자의 평가 점수를 낮게 적어 불합격 처리하고 2위 득점자를 부당하게 채용했다. 이들 기관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해당 지방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행안부 지방공공기관 채용비리 1476건 적발
모집공고위반, 부적절한 심사위, 부당한 평가 많아
2위한 지원자 뽑으려 1위 점수 낮추기도
비리심한 사례는 경찰에 수사의뢰

 
지방공기업을 비롯한 지방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가 대거 적발됐다. 행정안전부는 28일 전국 824개 지방 공공기관 중 최근 5년간 채용이 있었던 659개를 대상으로 채용 비리를 특별 점검한 결과 1476건(475개 기관)의 채용 비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대통령의 공공비리 근절 지시 후 공공기관(330개)가 기획재정부, 지방 공공기관은 행안부가 점검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2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체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채용비리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영훈 경호처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2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체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채용비리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영훈 경호처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방 공공기관채용비리 1476건을 유형별로 보면 모집공고 위반(294건), 위원구성 부적절(216건), 규정미비(164건), 부당한 평가기준(125건), 선발인원 변경(36건) 등이다.  부정지시ㆍ서류조작 등 채용비리 혐의 가운데 102건은 문책하고 24건은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기관에 채용취소 등의 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D지방공기관은 별도의 공개채용없이 기관장과 친분이 있는 과거의 예비합격자(예비합격자 순위도 조작)를 부당 채용했다. E지방기관의 인사담당 팀장은 자신의 조카가 해당 기관 채용에 응시한 것을 알고도 임용ㆍ채용 과정에 참여했다.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해 다른 응시자의 점수를 낮추고 특정인의 경력 점수를 높게 주기도 했다.  
가장 많은 모집 공고 위반은 법에서 정한 조건보다 응시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모집 공고에 인원ㆍ절차ㆍ배점 방식을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지 않고 특정인 채용에 악용한 사례 등이 적발됐다. 채용공고를 하면서 채용자격 기준(학사학위 취득)에 맞게 채용 공고를 하지 않고 임의로 학위를 상향 조정(석사학위)해 특정인을 채용한 경우다. 일부 지방 공공기관은 전형별 합격자 배수를 임의로 조정해 합격자를 변경시키기도 했다. 자격 요건이나 경력이 응시 자격에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를 채용한 경우도 있다. 
 
행안부는 특별점검 결과 지적사항에 대해 감독 기관인 시도에서 지방 공공기관에 문책 등을 요구하도록 했다.  비리 정도한 심한 경우는 관할 지방 경찰청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채용 취소 등의 처분을 요구할 예정이다. 심보균 행안부 차관은 “채용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문책할 것”이라며“이번채용비리 특별 점검 결과에 나타난 절차적ㆍ제도적 미비 사항을 개선하고 상시 신고 및 감독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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