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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대목동병원 등 5개 병원 압수수색…"위생과실 살핀다"

중앙일보 2017.12.28 11:46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원들이 지난 19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원들이 지난 19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이 28일 이대목동병원과 사건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 환아들이 옮긴 서울 시내 4개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감염관리 자료와 생존 신생아 의무기록 압수
전공의·간호사 등 의료진 소환 조사도 계속
유족 측 질의에 병원 "조사 결과 기다려 달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이대목동병원 감염관리실 외 4개 병원에서 감염 관리 관련 대장 등의 자료와 생존 신생아 12명의 의무기록 일체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앞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사망한 지난 16일 이후 중환자실에 있던 다른 신생아 12명 중 4명은 퇴원했고 8명은 강남성심병원·연대세브란스병원·보라매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전원·퇴원 신생아 12명 중 9명에게서 로타 바이러스가 검출된 데 따른 것이다. 로타 바이러스는 분변이나 토사물을 통해 영·유아 사이에서 쉽게 전염되는 바이러스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로타 바이러스가 사인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은 불분명하지만 그동안 병원의 감염 관리가 부실했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이대목동병원을 1차 압수수색했다. 당시 확보한 의무기록에 따르면 사망 신생아 가운데 1명이 닷새 전 로타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격리 조치되지 않았다. 이 신생아의 유족들은 "아이가 로타 바이러스 확진을 받았는데 병원이 보호자에게 알리거나 격리 조치도 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알고 싶다"며 27일 병원에 질의서를 보냈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의 위생관리 과실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아기들의 의무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차 압수수색을 통해 사망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던 신생아들 전부에 대한 관리 상황과 평소 이대목동병원 측의 감염예방 조치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에는 전공의 1명과 간호사 2명이 소환된다. 이중 간호사 2명은 사고 전날 근무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전공의는 사망 당시 근무하진 않았지만 의사 진료 시스템, 사망한 신생아들의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주말과 다음 주까지 전공의와 간호사 등을 계속 불러 위생관리 체계와 약제 오염 가능성 등을 살필 계획이다.
 
◇유족 질의서에 병원 측 "조사 결과 기다려달라"=병원 측은 유족들이 27일 전달한 공개질의서에 대해 이날 병원장 명의의 회신문을 보냈다. 앞서 유족은 시한을 28일 오후 1시까지로 못 박으며 "유족 공통 질문은 유족 대표에게, 개별 질문은 공개적으로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질의서에는 아이들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난 이후 사망에 이르까지의 과정과 함께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돔페리돈)을 산모가 외부에서 처방 받아 복용하라고 한 이유' '사망 5일 전에 로타바이러스 확진을 받았는데 보호자 고지나 격리 조치도 없이 방치한 이유' '사망 수 시간 전에 이상 징후가 있었는데도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고서야 보호자에게 알린 이유' '보호자의 의사 면담 요구가 2차례나 묵살된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은 회신문을 통해 "(유족들이)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알기에 사고 경위와 원인,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중압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병원 측은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릴 의무가 있기 때문에 개별 질의에 답변하기보다 공식 조사 결과를 기다려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유족과 소통하는 고객만족(CS)팀 직원이 병원 인근 모처에서 유족 대표 조모씨를 만나 이같은 내용의 답변을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회신문을 받아 본 유족 측은 "우리가 궁금해 한 건 관계 당국이 조사 중인 사망 원인이 아니라 아이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내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병원 측의 성의 있는 설명이었다. 병원 측은 간단히 답할 수 있는 내용까지 모든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홍상지·하준호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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