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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맡기세요 … 입구에 보관함 만든 서초구청

중앙일보 2017.12.28 01:30 종합 14면 지면보기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청에 온 주부 이모(56)씨의 눈이 커졌다. 목줄을 한 반려견을 안고 있던 그는 민원실 출입구에서 ‘반려동물 쉼터’라고 적혀 있는 곳을 봤다. 그는 담당 공무원의 안내에 따라 이곳에 반려견을 들여보낸 뒤 15분가량 필요한 서류를 뗐다. 이씨는 “반려견을 들고 들어가자니 눈치가 보이고, 밖에 묶어 놓고 가면 잃어버릴까봐 불안했는데 이런 데가 생겨서 정말 반갑다”고 말했다.
 

출입 문제로 주민 갈등 잇따르자
가로세로 70㎝ ‘쉼터’ 만들어
견주들 “동행 눈치보였는데 편리”

최근 서울 서초구청에 이 같은 반려동물 보관함이 등장했다. 구청은 보관함을 청사 출입구 앞과 민원실에 한 개씩 놓았고, 방배4동을 포함해 4개의 주민센터에도 각각 한 개를 설치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27일 “견주와 반려견을 꺼리는 일반 시민 모두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방배4동 주민센터의 ‘반려동물 쉼터’. 가운데가 동물을 놓아 두는 곳이다. [사진 서초구청]

서울 방배4동 주민센터의 ‘반려동물 쉼터’. 가운데가 동물을 놓아 두는 곳이다. [사진 서초구청]

서초구청이 보관함을 만든 것은 반려견 출입 문제 때문에 갈등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서초구 방배4동 주민센터에서는 최근 반려견 주인과 주민이 싸움을 벌였다. 반려견 소변을 주민이 밟으면서 언쟁이 시작됐다. 서초구청의 한 직원은 “민원실에 반려견을 데려온 시민을 다른 시민이 흘겨보는 모습을 자주 봤다. 다툴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서초구청의 반려동물 보관함은 가로세로 각각 70㎝ 크기다. 반려견 한 마리만 넣을 수 있다. 환기와 난방 장치를 갖추고 있고, 보관함 위에는 배변패드와 소독·탈취제가 마련돼 있다. 개당 제작 비용으로 117만원이 들었다. 박계영 서초구 일자리경제과 동물복지팀 주무관은 “반려동물 호텔 수준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반려동물이 많은 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초구에 등록된 반려동물 수는 약 1만2000마리다. 서울 자치구의 등록 반려견 평균이 1만 마리임을 고려할 때 평균보다 20% 정도 웃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에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안정적인 직업·직장을 가진 젊은 층과 소득 수준이 높은 노년층이 많다. 서초구 관계자는 “고급 아파트 단지들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충남 계룡시청은 지난 8월 ‘애완동물 휴게실’이란 이름의 보관함을 두 개 설치했다. 가로세로가 각각 60㎝로 역시 한 마리만 넣을 수 있다. 석인호 계룡시청 민원봉사과 민원팀장은 “견주도 일반 시민도 만족도가 높다. 내년엔 보관함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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