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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서류조작 4명 대입 합격 … 대치동 브로커 개입 소문

중앙일보 2017.12.25 01: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봄 신입생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장애인특별전형에 합격해 전국 4년제 대학에 들어간 대학생 전체에 대해 교육부가 특별전형 자격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고려대와 서울시립대에서 비장애인 학생 4명이 장애인 서류를 위조해 이 전형에 응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나서다. 교육부는 해당 학생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은 2013학년도부터 올해인 2017학년도까지 장애인특별전형으로 합격한 학생 전체다. 이주희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24일 “최근 고려대 1명, 서울시립대 3명 등 모두 4명의 수험생이 장애인등록증을 위조해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전국의 4년제 대학 전체에 장애인특별전형 합격자에 대한 서류 위·변조 여부를 조사,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전수조사 결과는 다음달 17일 이후 발표할 예정이다.
 
고려대·서울시립대에 장애인특별전형 구비 서류로 제출된 장애인 증명서. 다른 사람의 실제 장애인증명서에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오려 붙이고 홀로그램까지 넣어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서울시립대에 장애인특별전형 구비 서류로 제출된 장애인 증명서. 다른 사람의 실제 장애인증명서에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오려 붙이고 홀로그램까지 넣어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려대 경영학과 J씨(22),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K씨(23)와 L씨(22), 도시행정학과에 합격했다가 자퇴한 K씨(22) 등 4명은 2013~2014학년도 대입 장애인특별전형에서 위조된 시각장애인 6급 증명서를 대학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해당 대학의 정원 외 특별전형 중 장애인특별전형에 지원했다.
 
이 전형은 장애인 응시자를 대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면접 점수 등을 심사해 합격자를 뽑았다. 교육부의 이 과장은 “4명 중 3명은 장애인이 아닌데도 장애인 서류를 위조해 제출했고, 1명은 장애인이 맞지만 입학전형이 있던 시점 이후 장애인 등록을 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관련 학생 4명이 낸 장애인증명서엔 강남구청장·성북구청장·광진구청장 등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들은 고려대와 서울시립대가 증명서 발급 여부 및 진위에 대해 문의하자 “해당 학생들은 장애인으로 등록된 기록이 없다” “증명서에 나온 번호는 발급한 적이 없는 발급번호다”고 회신했다고 한다.
 
장애인 중 시각장애 6급의 경우엔 비장애인에 비해 시험시간도 1.5배로 연장된다. 국어의 경우 시험시간이 80분인데 중증장애인과 일부 시각장애인 6급은 120분까지 연장된다.
 
2016학년도 시험 이전까지는 장애인등록증만 있으면 시험시간 연장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 2017학년도부터는 요구 서류가 늘어나 장애인등록증 외에 의사진단서·의료진단기록·학교장확인서까지 받고 있다.
 
2016년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7급 공무원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부를 조작한 송모(28)씨가 앞서 2011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약시 진단서를 발급받아 시험시간을 연장한 것으로 드러난 게 계기였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에 입시 브로커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위조 공문서에 찍힌 구청장 등의 직인은 외관상 진본과 구분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증명서 같은 공문서를 조작해 합격하는 범죄행위는 형법상 공문서 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의 한 입시브로커가 서류 위조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장은 “다른 사람의 장애인등록증에 이름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오려 붙이는 수법으로 문서를 위조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전수조사를 마친 후 장애인전형을 보완하는 방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대학이 장애인등록증을 발급한 곳에 직접 연락해 확인하는 식으로 절차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석만·전민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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