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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44세 이치로 “애완견 가게서 팔리지 않은 큰 개가 된 기분”

중앙일보 2017.12.25 01:00 종합 17면 지면보기
스즈키 이치로. [AP=연합뉴스]

스즈키 이치로. [AP=연합뉴스]

“애완동물 가게에서 팔리지 않고 남은 큰 개가 된 기분이다.”
 

51세까지 MLB서 뛰고 싶다지만
마이애미와 결별 뒤 무소속 상태
“일본 복귀 여지? 무엇이든 가능”

메이저리그(MLB) 현역 통산 안타 1위(3080개)인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44·사진)는 현재 무적(無籍)이다. 지난 11월 마이애미 말린스와 결별했다. 올해 마이애미에서 백업 외야수로 136경기에 나와, 타율 0.255, 3홈런·22타점을 기록했다. 팀 리빌딩에 착수한 마이애미는 이치로와의 연봉 200만 달러(약 22억원)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포기했다. MLB에 그를 원하는 구단은 안 보인다.
 
일본에서 휴식 중인 이치로는 지난 23일 고향인 아이치현 도요야마에서 열린 ‘이치로컵 유스 야구대회’ 폐막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 초등학생이 일본 복귀 가능성을 물어봤다. 난감해진 이치로는 “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0’이 아닌 이상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말”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는 “3년 전(2014년)에도 비슷한 기분이었다. 나이가 걸림돌인 것 같다”며 자신을 애완동물 가게의 큰 개(나이 들어 잘 팔리지 않는 개)에 비유했다.
 
40대 중반인 이치로는 등번호(51번)와 같은 51세까지 현역에서 뛰는 게 목표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만 50세가 넘어 뛴 선수는 6명이다. 2000년 이후 최고령은 2012년 만 49세에 뛴 투수 제이미 모이어다. 원하는 대로 뛰려면 팀이 있어야 한다. 이치로는 MLB 잔류를 원한다. 한때 이치로가 2001~13년 뛴 시애틀행이 점쳐졌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는 “이치로가 시애틀과 계약한다면 은퇴식을 위한 1일짜리 계약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이치로가 1992년부터 9년간 뛴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는 “이제 집으로 돌아오라”며 복귀를 권하고 있다. 오릭스는 이치로를 위해 등록 엔트리 한 자리와 등 번호 51번을 비워뒀다. 재일동포 야구 평론가 장훈도 24일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그가 일본에서 뛰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치로는 50세까지 뛰는 데 대해 자신감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치로는 1년 365일 중 3일을 뺀 362일 훈련한다. 그렇게 30년 이상 살았다. 뉴욕 양키스 시절 카를로스 벨트란이 “미국에 온 뒤 체중이 얼마나 늘었나” 묻자, 이치로는 “1파운드(454g) 정도 늘었다”고 대답했다. 식단을 비롯해 동선 하나하나가 시나리오처럼 정교하게 짜여 있다.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 TV 시청 중에도 선글라스를 끼는 그는 “나 자신과 한 약속은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자부한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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