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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탕 관리자가 한 달 전에 그만두지만 않았어도…”

중앙일보 2017.12.23 15:56
21일 화재가 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건물 앞 시민들의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21일 화재가 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건물 앞 시민들의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21일 불이 난 충북 제천시의 복합상가 건물 여자 목욕탕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상주 관리자가 최근에 일을 그만둔 것이 여탕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이 나왔다.  

 
가족들과 함께 해당 건물 목욕탕에 자주 갔다는 이모(36)씨는 “오래 전부터 여탕 휴게실 쪽에서 매점을 운영하면서 여탕으로 걸려오는 전화도 받고 사람들 안내해주는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한 달 전쯤 그만뒀다”며 “남탕의 이발사처럼 탕 밖에서 상주하는 관리 인원이 없던 것이 여탕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온 원인 중 하나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매점을 운영하던 이 여성은 여탕 청소와 손님 안내 등 사실상 관리자 역할도 함께 했다. 하지만 최근 여탕의 손님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건물주에게 내던 월세 약 90만원이 부담돼 매점 운영을 포기했다고 한다. 사고 전날에도 이 목욕탕에 갔다는 이씨는 “매점만 운영하는 게 아니라 관리자 역할도 해야 하니 힘들어서 누가 새로 입점하려 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목이 말라도 음료수를 살 수 없고 여탕에 전화해도 아무도 받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여탕의 사정을 잘 아는 건물주 이모(53)씨와 1층 카운터에 있던 여직원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다섯살 짜리 딸 아이도 금방 올라갈 정도로 짧은 거리인데, 안에서 들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밖에서만 소리쳤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건물주 이씨는 소방당국에 “2층 여탕에는 직접 들어가지 못하고 문밖에서만 대피하라고 소리쳤다”고 진술했다.  
 
화재 당시 남탕에 있던 10여 명은 이용사 김종수(64)씨의 적절한 대처로 안전하게 탈출했다. 이 목욕탕에서 오래 일한 김씨는 화재 비상벨이 울리고 창밖에서 연기가 치솟자 사람들이 비상계단을 통해 탈출하도록 유도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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