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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대북 석유정제품 공급 200만 → 50만 배럴로 감축”

중앙일보 2017.12.23 01:00 종합 8면 지면보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원 안)이 지난 21일 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 주석단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원 안)이 지난 21일 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 주석단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에 유입되는 석유제품을 대폭 차단한다.
 

화성-15 발사 따른 새 제재 결의안
북 해외 노동자 1년 내 강제 귀국

"미국에 핵위협 할 수 있는 전략국가"
김정은, 세포위원장 대회서 선언

안보리는 22일 오후 1시(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시험발사에 따른 조치다.
 
미국이 결의안 초안을 작성했으며, 지난주 중국 측에 이를 전달해 어느 정도 의견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결의안이 채택되면 올 들어 네 번째로,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한 2006년 1718호 이래로 열 번째다.
 
새 결의안은 북한에 공급되는 원유와 석유정제품 중 석유정제품 물량을 대폭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석유정제품 공급 한도를 현재 연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원유 물량은 현 수준인 연 400만 배럴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채택된 결의(2375호)는 원유의 경우 연 400만 배럴을 유지하고 석유정제품은 45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로 감축하도록 했다. 전체 유류 도입량의 30%를 줄인 것이다. 이번에 유류 관련 추가 제재안이 채택될 경우 북한의 유류 도입량은 현 600만 배럴에서 450만 배럴로 25%가 추가로 줄어들게 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가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에 공급하는 원유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던 만큼 미국은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 차단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결의안에는 유류 외에도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를 12개월 안에 강제 귀국시키는 방안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요 타깃이다.
 
이 밖에 산업기계 및 운송장비, 산업용 금속 등의 대북 수출을 차단하고, 북한 인사 19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하지만 북한 화물을 불법 선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10척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선 미·중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1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관타나모 기지 장병들을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나 러시아,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그것이 실패해 군사행동에 나서야 할 경우 북한에는 최악의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김정은)가 가진 모든 잠수함과 함선은 가라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반도 통일 문제 논의를 포함한 향후 한반도 프로세스와 관련해선 “러시아·중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논의를 할 필요가 있는데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런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면서 핵 위협을 지속했다. 2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열린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미국에 실제적인 핵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전략국가로 급부상한 우리 공화국(북한)의 실체를 이 세상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세포위원장은 5~30명씩 구성된 북한 노동당의 말단조직 책임자로 이들 전원이 모인 건 2013년 1월 4차 대회 이후 4년11개월 만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완성했으니 자신감을 가지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잘 견디자’는 메시지를 말단 당 조직까지 직접 전달하기 위해 세포위원장을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주장을 언론에서 공개한 것은 대내적인 의미도 있지만 미국을 향해 ‘대화냐 전쟁이냐 양자택일을 하라’는 입장 표명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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