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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한반도 생물의 보고'인 인천 국립생물자원관

중앙일보 2017.12.23 00:01
“진짜예요? 진짜 실물 표본이에요?”
 

1600여 종, 6000여 점 전시한 국내 최대 생물전시관
3개 상설 전시관, 특별전시관, 곶자왈생태관 등으로 구성

국내 생물 10만 종 추정…그중 4만3000여 종 확인
인간 활동영역 넓어지면서 생태계 멸종위기 상태
전세계서 매일 70종 사라져...2050년 4분의 1멸종
야생동식물 마구잡이로 잡지 않는 등 작은실천 필요

지난 20일 오전 인천 서구 경서동에 있는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만난 서울 장충고 2학년 임기범(18)학생의 말이다. 국립생물자원관 포유류 전시관에 표본으로 전시된 여우가 실물 표본이라는 설명에 보인 반응이다. 실제 이 여우는 국내에서 발견된 야생 상태의 마지막 여우라고 한다. 2004년 강원도 양구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약품 처리 과정을 거쳐 실물 표본으로 만들어졌다.
국내 마지막으로 발견된 야생 여우의 박제. 임명수 기자

국내 마지막으로 발견된 야생 여우의 박제. 임명수 기자

 
임군은 “여우는 물론 이곳에 전시된 모든 생물이 실물 표본이다”라는 말에 “평소 접하지 못하고, 교과서에서 만 보던 각종 생물을 여기에 와서 보니 신기하다”며 “특히 전시된 모든 것들이 실물을 그대로 표본화했다는 게 더욱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씩 자세히 다시 봐야겠다”고 했다.
 
국립생물자원관에는 1600여 종 6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나뭇잎부터 시작해 물고기와 호랑이 등 한반도 주요 고유생물 등 자생생물 표본이다. 큰부리바다오리, 한국뜸부기 등 국내 유일의 표본에서 한반도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여우까지 다양하다.
원핵생물부터 나뭇잎 등을 실물 그대로 표본으로 만들어 보관, 전시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원핵생물부터 나뭇잎 등을 실물 그대로 표본으로 만들어 보관, 전시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현재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생물의 종류는 모두 4만3000여 종이다. 올해 1000여 종을 추가로 확인했다.  우리 나라의 생물은 10만여 종으로 추정하고 있어 아직 절반도 찾지 못했다는 게 국립생물자원관 측 설명이다. 2020년까지 6만종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160만 종에 이른다고 한다.
 
전시관은 상설전시관 3곳과 체험학습실, 곶자왈 생태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나뉘어 있다.  
지난 20일 국립생물자원관 기현정 전시교육팀장의 안내를 받아 1층 전시관 로비에 들어섰다. 개관 10주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 아래에 호랑이와 멧돼지, 조류와 각종 나무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국립생물자원관 10주년을 맞아 실시한 ‘국민이 뽑은 우리 생물 톱 10’ 여론조사에서 각 분야 1위를 차지한 것들이다. 포유류 중 1위를 차지한 호랑이는 2006년 6월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폐사한 벵골호랑이를 인수해 제작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1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벌여 각분야 1위를 차지한 생물 표본을 모아 전시중이다. 임명수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1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벌여 각분야 1위를 차지한 생물 표본을 모아 전시중이다. 임명수 기자

 
제1전시실로 들어서자 양옆으로 형형색색의 작은 원핵생물계가 진열돼 있다. 이곳에는 원핵생물계와 원생생물계, 진균계·식물계·동물계 등 한반도의 생물종이 5개 분야로 진열돼 있다.  
 
 원핵생물은 원시적인 핵을 가진 것으로 돋보기로 봐야 할 정도로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다양했다. 원생생물계는 단세포나 다세포, 짚신벌레, 아메바와 같이 양분을 섭취하는 원생동물과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드는 미세조류 및 해조류가 속해 있다.  
로드킬과 약물에 의해 죽은 동물들의 실물을 그대로 표본으로 만든 포유류관. 국내에서 포유류 표본이 가장 많다고 한다. 임명수 기자

로드킬과 약물에 의해 죽은 동물들의 실물을 그대로 표본으로 만든 포유류관. 국내에서 포유류 표본이 가장 많다고 한다. 임명수 기자

 
이중 조류와 포유류가 인기가 많다고 한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새는 모두 522종이다. 그중 70%는 철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새는 뻐꾸기, 꾀꼬리, 독수리와 재두루미 등이다. 이중 도요새·물떼새 등은 뉴질랜드에서 시베리아까지 가는데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날 수 있다고 한다. 기현정 전시교육팀장은 “전시된 포유류 대부분은 로드킬이나 독극물, 질병 등으로 죽은 동물로 제작됐다”고 했다.  
 
제2전시관 입구는 숲길로 조성돼 있다. 나무와 동물들이 반기고 있다. 임명수 기자

제2전시관 입구는 숲길로 조성돼 있다. 나무와 동물들이 반기고 있다. 임명수 기자

 
 2층에 있는 제2전시실은 숲길로 조성돼 있다. 우리나라 중부지역의 산림생태계로 꾸며졌다. 과거에는 호랑이와 늑대 등이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현재는 삵이 대신하고 있다. 조류 중에는 소리 없는 사냥꾼으로 유명한 수리부엉이가 숲에서 왕 노릇을 하고 있다. 
 
숲길을 빠져나오면 독도 바닷속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해는 수심이 깊고, 수온이 차가워 차가운 바다에 사는 생물이 많이 있다. 하지만 독도의 해양생태계는 동해의 특징보다 남해나 제주 바다와 더 유사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북한한류(차가운 바닷물)와 남쪽에서 올라가는 동한난류(따뜻한 바닷물)가 만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제2전시관에 있는 독도 바닷물 속 풍경. 임명수 기자

제2전시관에 있는 독도 바닷물 속 풍경. 임명수 기자

 
제3전시실은 국립생물자원관의 수장고이자 우리의 의식주에 생물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한쪽에는 제주에서만 자라는 나무와 꽃을 전시하는 곶자왈생태관이 있다. 제주도를 만끽하고 그곳에서만 서식하는 새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왔다는 김미향(34·여)씨는 “표본에 생동감이 있어 보인다”며 “아이가 지금은 너무 어리지만 초등학생이 되면 다시한번 데리고 와야 겠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수장고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의 수장고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현재 국립생물자원관은 특별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지켜라 지구생명’ 전시다.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관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준비됐다고 한다. 기 팀장은 “인간이 엄청나게 많은 자연 자원을 가져다 쓰고,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생태계가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매일 70종 이상이 멸종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2050년이면 전체 생물 종의 4분의 1이 멸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멸종위기 도미노. 인간과 환경 등에 의해 멸종되는 동물들 하지만 그 결과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명수 기자

멸종위기 도미노. 인간과 환경 등에 의해 멸종되는 동물들 하지만 그 결과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명수 기자

 
특별 전시관에 들어서면 대형 책모양이 서 있다. ‘멸종의 도미노’다. 한쪽에는 비스듬하게 넘어져 있다. 도미노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다. 인간의 욕심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면서 생물이 멸종하는 단계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특히 이 도미노의 결말은 사람이다. 생물을 마구잡이로 쓰며 하나의 도미노를 넘어뜨리면 그 도미노는 결국 사람을 쓰러뜨린다는 논리다.
 
한쪽에는 실제 로드킬 당한 고라니, 유리창에 비친 하늘을 진짜로 착각해 돌진하다 죽은 새, 태안 기름유출로 숨진 오리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하지만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의 도미노’를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인간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 팀장은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멸종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그리 어렵지 않다.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잡지 않는 등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하면 된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에 대한 경고. 임명수 기자

멸종위기에 대한 경고. 임명수 기자

 
전 세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46종을 지정 관리하고 있다. 또 세계자연보전연맹 기준 적색목록을 조사하고 533종을 등재했다. 이밖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재도입과 중식 및 복원에 나서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도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유전자원 확보에 나선 상태다. 2011년부터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식물의 종자 확보 사업을 추진, 멸종위기 식물 종자 54종 등 현재까지 2300여 종, 1만3000여 점을 건강한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 또 멸종위기 어류의 경우 ‘대리모 출산’ 기술을 개발해 증식시키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위치도.

국립생물자원관 위치도.

 
관람과 주차료는 무료다. 이용시간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동절기 기준) 운영한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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