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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희생한 아내에게 영광을 바칩니다”

중앙일보 2017.12.22 01:00 종합 27면 지면보기
21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시조시인 김일연·이우걸·변현상·최영효·최광모,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 문학평론가 박진임씨, 시조시인 박명숙씨. [김상선 기자]

21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시조시인 김일연·이우걸·변현상·최영효·최광모,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 문학평론가 박진임씨, 시조시인 박명숙씨. [김상선 기자]

“내 인생의 40년 사기극을 이 자리에서 만천하에 고백하고자 합니다. 한 여인에게 평생 희생을 강요했습니다. 내 아내 황명숙(63)을 속였죠. 오늘의 영광을 전부 다는 아니고 절반만 아내에게 바칩니다. 이 마지막 말은 결코 사기가 아닙니다. 여보 사랑하오~.”
 

제36회 중앙시조대상 등 시상식
칠순 최영효 시인 이색 사랑 고백
신인상 변현상 “SNS로 시조 전파”

올해 중앙시조대상을 받은 최영효(71) 시인이 이런 수상소감을 밝히자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칠순 시인의 과감한 사랑고백에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이 덩달아 훈훈해졌다.
 
21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에서 열린 중앙일보 시조 시상식장의 한 풍경이다. 제36회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 28회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월시조백일장 연말장원)의 합동시상식이 전국의 시조시인과 수상자 가족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올 한해 시조단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늘 그렇듯 덕담과 각오, 웃음이 넘치는 자리였다. 막 시조시인으로 등단한 후배는 조심스럽게 각오를 밝힌 반면 중앙시조대상과 신인상을 받은 선배 시인들은 패기와 신선함이 돋보였다.
 
연시조 ‘한라산’으로 최고의 영예를 안은 최영효 시인은 “내가 나이는 많지만 아직 반 남짓 썼을 뿐 나를 뽑아준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선택이 패착이 아니라 신의 한 수임을 작품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대장 내시경 하러 간다’라는 작품으로 중앙시조신인상을 수상한 변현상(57) 시인은 “자동차로 치면 벤츠와 같이 빼어난 시조를 시인들만 즐길 게 아니라 온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인터넷, SNS를 활용해 열심히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쉽게 읽히면서도 깊이 있고 공감을 자아내는 작품을 쓰겠다”고 한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당선자 최광모(47)씨의 소감은 얌전한 모범답안이었다.
 
시조단을 대표해 축사에 나선 이우걸 한국시조시인협회 명예이사장은 “올해 시상식은 특히 감동적이다. 아무도 예상못했지만 꼭 받을 만한 분이 중앙시조대상을 받았다”며 최씨의 수상을 축하했다. 특히 “중앙일보와 같은 계열사인 JTBC가 신뢰도에서 타 방송사를 압도하고 있는데, 중앙일보의 시조사랑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을 심사한 박명숙씨는 “시조문단의 큰 획을 긋는 시인이 되길 바란다”고 덕담했고,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 심사를 한 김일연씨는 “최영효·변현상 두 분의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은 축사에서 “로보트가 반, 사람이 반인 시대가 와도 시조는 영원할 거고 시조시인 여러분은 큰 기여를 할 것이다. 한 분 한 분이 선구자”라고 했다.
 
시상식은 시조시인 정용국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시조시인협회 이우걸 명예이사장, 시조시인 이정환·이지엽·이달균·신필영·김일연·이승은·이승현·홍성란·이종문·정수자·한분옥·손영희·손증호·서숙희·박현덕·임채성·오종문·오승철·박명숙·우은숙·이두의·이남순·김차순·문순자·배경희·이은주·김양희·구애영·김정연·박희정·박화남·김보람·서정화씨, 문학평론가 박진임씨가 참석했다. 
 
신준봉·손민호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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