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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전국 첫 지방공휴일 도의회 통과 의미와 과제는

중앙일보 2017.12.22 00:02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제주 도의회 전경. [사진 제주도의회]

제주 도의회 전경. [사진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는 내년 제주4·3 70주년을 앞두고 4·3희생자추념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날만큼은 제주도민 모두가 제주4·3의 아픔을 추념하고, 그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자는 게 추진 배경이다. 

21일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
제주도지사 공포하면 내년부터 적용 가능성 커
정부 "전례 없는일이라 규정 면밀하게 검토 중"
공직자 위주 적용 문제는 해결 과제로 떠올라

 
제주도민의 상당수가 4·3희생자 유족이거나 친족 관계로 얽혀 있지만 추념일이 휴일이 아닌 만큼 적극적인 참석이 어려웠다. 
 
제주도의회가 올해 10월 25일부터 11월 13일까지 제주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4·3에 대한 인식 및 해결과제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제주 4·3과 관련한 행사에 참여 경험을 묻는 말에 76.4%가 '참여한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유족인 경우에도 44.7%가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지방공휴일 지정으로 해결해가자는 취지다.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지만 제주도 한 지역에만 한정된 전국 첫 ‘지방공휴일’ 지정이 실현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우리나라의 현행 법령에 지방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직자의 휴일을 총괄하는 인사혁신처는 21일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공휴일이 다 열거 돼 있는데 조례로 설치한다는 위임조항 없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례의 적법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 후 제주도를 통해 제주도의회에 조례안의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한민국의 현행 법령에서 공휴일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등에 의해 정해진 날이다. 
 
국가기념일(명절 등 제외)은 공휴일인 국경일(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공휴일이 아닌 국경일(제헌절), 공휴일인 법정기념일(어린이날, 현충일), 공휴일이 아닌 법정기념일(식목일, 근로자의 날, 어버이날 등 45개)로 나뉜다.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중 2014년 지정된 4·3희생자추념일은 공휴일이 아닌 법정기념일로 분류된다. 현행 대한민국 법령에서 지방공휴일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조례안의 공포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지방공휴일을 조례로 지정할 수 있는지를 법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제주도는 이를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제주도의원들은 관계법령이 없지만 ‘도민들의 합의에 의한 결정’이 법령을 대신할 수 있다고 보고 일을 추진해 왔다. 
 
제주도도 이번 도의회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따로 제주도의회에 조례안의 재의 요구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조례안은 도의회 표결 후 5일 이내에 제주도로 넘어간 후, 중앙부처 보고를 거쳐 20일 이내에 도지사가 공포한다. 도지사 공포일부터 시행된다.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참석자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4월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도의원들의 지방공휴일 제안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위법·위헌이 아닐 경우 당연히 받아들인다”고 수용 입장을 밝혔었다.
 
조례안은 지방공휴일을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처리하는 기관이 공식적으로 쉬는 날’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적용 대상이 제주도의회와 제주도 본청·행정시·산하기관·사업소 등인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4월 3일 오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전 국무총리가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4월 3일 오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전 국무총리가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제주도지사는 4·3희생자추념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한 후 도민이나 도내 기관, 단체, 기업 등이 지방공휴일 시행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강제력이 없는 만큼 본 취지를 살리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환선(66·제주시 오라동)씨는 “이번 공휴일을 만드는 본래 취지가 제주도민들이 휴일에 여유있게 지난 아픔을 추념하자는데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체 도민이 쉬지 않고 공무원 위주로 쉰다면 차라리 조례를 만들지 않는 편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4·3희생자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이 확정되면, 특정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이 깊이 투영된 국가기념일인 창원의 3·15의거기념일, 광주의 5·18민주화운동기념일 등의 지방공휴일 지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의회 손유원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손유원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의회]

이번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인 손유원 의원(제주시 조천읍·바른정당)은 “일본 오키나와도 처음에는 지방조례로 공휴일을 만들어 운영했고, 그 계기로 국가공휴일로 지정됐다”며 “제주도의 이번 지방공휴일 지정 노력도 이런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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