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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추적]술 취한 선장과 해경의 2시간 지그재그 해상 추격전 동영상 보니

중앙일보 2017.12.19 19:33
 
해경의 정선(停船) 명령을 어기고 2시간가량 지그재그식 도주를 하던 50대 선장이 붙잡혔다. 이 선장은 만취상태에서 어선을 운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해경 만취 상태 운항한 50대 선장 입건
경비함정 못 들어오는 저수심만 골라 도주
"술 먹고 음주운항 하지말라" 경고도 무시
저수심에서 버티다 t수 낮은 순찰정에 덜미
해경 "음주운항에 도주까지 엄중 처벌 할 것"

 
인천해양경찰서는 만취 상태에서 배를 운항한 혐의(해사안전법 위반)로 H호(9.77t급) 선장 한모(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적발 당시 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7%이었다. 일반 도로였다면 한씨는 면허 취소에 해당된다.
지난 18일 만취상태에서 자신의 어선을 운항한 H호 선장 한모(56)씨가 도주 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해경이 정지명령을 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 인천해경]

지난 18일 만취상태에서 자신의 어선을 운항한 H호 선장 한모(56)씨가 도주 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해경이 정지명령을 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 인천해경]

 
한씨는 하루 전인 18일 오후 8시 30분쯤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에서 출발해 팔미도 북방 0.4해리(약 0.74km) 해상까지 직선거리로 13km가량 술에 취해 어선을 운항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당일 오후 “한씨가 술을 마시고 있는데 배를 몰고 나갈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한씨에게 “절대 출항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한씨는 이를 어기고 당일 오후 8시 30분 야간 출항이 금지돼 있는데도 별도의 출항신고도 없이 어선을 몰고 나갔다. 
 
뒤늦게 출항 사실을 확인한 해경은 즉각 경비함정(50t급)을 투입, 한씨 어선을 뒤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음주 운항중인 H호를 발견한 해경은 “H호 정선하라”는 방송과 함께 추격을 시작했다. 한씨는 저수심 해역과 해상에 설치된 어망 사이로 지그재그 운항을 하며 도주했다. 뒤쫓는 해경의 경비함정이 저수심에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지난 18일 오후 만취상태에서 운항한 H호 선장 한모(56)씨가 해경에 붙잡힌 뒤 음주측정을 하고 있다. [사진 인천해경]

지난 18일 오후 만취상태에서 운항한 H호 선장 한모(56)씨가 해경에 붙잡힌 뒤 음주측정을 하고 있다. [사진 인천해경]

 
지그재그 위험천만한 도주하기를 2시간여. 한씨는 경비함정이 들어올 수 없는 저수심 해역에 배를 세우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해경에는 경비함정 외에 긴급출동을 위한 해상순찰정(16t급)이 있었다. 오후 10시30분쯤 순찰정이 접근, 배 안에 있던 한씨를 붙잡았다.
 
해사안전법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상태로 선박을 운항하면 5t 이상 선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또 5t 미만 선박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음주 운항을 한 한씨가 육지에서처럼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육지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하는 훈방, 0.051~0.10 미만은 면허정지, 0.10 이상은 면허취소다. 해상에서는 0.03%가 넘으면 적발 횟수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
해경 로고

해경 로고

 
1차 적발 시 해기사(육상에서의 운전면허) 업무정지 최대 3개월, 2차 적발 시 최대 1년 동안 업무가 정지된다. 3차 적발 시에는 면허가 취소된다. 다만 면허 취소의 경우 음주 운항 동기 내용 및 횟수의 위반 정도에 따라 ‘1년 업무정지 처분으로 감경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음주 운항에 따른 해기사 업무정지 및 취소 여부는 관할 해양수산청이 결정한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한씨가 출항신고는 물론 정선 명령에 불응하며 2시간가량 도주하다가 붙잡혔기 때문에 관련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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