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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4호선, 5-8호선 노조 하나로... 1만2000명 규모 조합 생긴다

중앙일보 2017.12.19 16:30
민주노총 계열인 서울교통공사의 양대 노동조합이 하나로 뭉친다. 이로써 1만2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노조가 하나 탄생한다. 2만 명의 직원 중 과반이 참여하는 셈이다. 통합 논의에 줄곧 참여하다가 최근에 빠진 한국노총 계열의 서울메트로 노조는 '기습적인 통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지하철노조(1~4호선)와 5678서울도시철도노조(5~8호선) 통합을 위한 조합원 투표가 실시된다. 과반 참여, 3분의2 이상 찬성이면 두 노조는 해산하고 새로운 통합노조가 출범한다. 두 노조의 상급단체는 모두 민주노총이다.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한다’는 것도 투표 안건에 포함돼 있다.  
 
두 노조 통합은 사실상 '기정사실'이다. 지난 10월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70.8%가 찬성, 20.3%가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대는 8.8%에 그쳤다. 노조 통합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절반가량(49.5%)이 ‘교섭력과 투쟁력 확대’를 꼽았다.  
서울교통공사의 양대 노동조합인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도시철도노조가 통합 노조 설립을 위한 총투표에 들어간다. [사진 서울지하철노조 홈페이지]

서울교통공사의 양대 노동조합인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도시철도노조가 통합 노조 설립을 위한 총투표에 들어간다. [사진 서울지하철노조 홈페이지]

서울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5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해 탄생했다. 두 회사의 통합으로 3개의 노조가 어색한 동거를 이어왔다.   

 
조합원 수로만 따지면 서울지하철노조(6400명ㆍ43%)와 서울도시철도노조(5900명ㆍ40%)가 압도적이다. 서울지하철 노조와 뿌리가 같지만 민주노총이 아닌 한국노총 산하인 서울메트로노조의 조합원 수는 2500명(17%) 수준이다. 3개의 노조 중 어떤 곳도 과반이 안돼 임단협은 공동교섭대표단을 꾸려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통합 논의는 지난 5월 서울교통공사가 탄생할 때무터 있었다. 당시 3개 노조는 통합 추진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양대 노조 통합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상급단체 결정을 두고서 입장차가 컸다. 서울메트로노조는 통합 노조를 만들고 난 후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할지, 한국노총으로 할지를 2~3년 시간을 두고 결정하자고 주장했지만 양대 노조는 상급단체 결정도 투표에 넣자고 주장했다. 
  
김판규 서울메트로노조 교육홍보실장은 "임단협이 끝나고 내년 상반기 중에 통합노조를 출범시키자는 것이 우리 대의원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이같은 결과를 공문으로 알린 게 6일인데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우리를 배제한채 민주노총 계열 노조끼리 통합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이전 두 조직간의 임금격차, 업무직(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문제까지 통합보다 먼저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데 상급단체 논리로만 뭉친 결과다"고 주장했다. 
서울교통공사 업무직 협의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시장 책임 촉구 위한 업무직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군경력 및 업무직 기간 인정,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 업무직 협의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시장 책임 촉구 위한 업무직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군경력 및 업무직 기간 인정,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노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문제가 노조 통합 움직임으로 더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7월 서울시 산하 11개 기관의 무기계약직 2442명을 연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중 절반 이상인 1400여 명이 서울교통공사 소속이다. 공사 노사는 9월부터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지난달 공사 측이 3년 순차 전환 방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한국노총 계열인 서울메트로 노조만 이 방안에 동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1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노동존중특별시 2단계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1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노동존중특별시 2단계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대 노조가 통합돼 ‘조건없는 정규직 전환’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낸다면 젊은 직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2015~16년 입사자 30여 명은 ‘공정사회를 염원하는 서울교통공사 청년모임’을 구성했다. 이들은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는 찬성하지만 무조건 같은 처우로 하는 방식은 정규직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8월 2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무기업무직 정규직 전환 반대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2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무기업무직 정규직 전환 반대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3년차 미만 직원 A씨는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은 정규직과 면접과 신체검사로 입사한 무기계약직을 동일한 처우로 묶을 순 없다"면서 "통합 노조가 원칙없는 정규직화 목소리를 강하게 낸다면, 지금보다 젊은 직원들의 강한 반대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른 직원 B씨는 "저연차를 중심으로 무조건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는 양대 노조 탈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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