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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테이너 맹활약···황교익·김형석, 靑 홍보 최전선에

중앙일보 2017.12.19 15:34
활동 반경 넓어진 폴리테이너…황교익·김형석 청와대 홍보 최전선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왼쪽)과 작곡과 김형석 [중앙포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왼쪽)과 작곡과 김형석 [중앙포토]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폴리테이너(politainer)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선거 때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걸 넘어 적극적으로 국정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청와대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는 ‘청쓸신잡(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에 출연한다. tvN의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청와대가 패러디한 형식이다. 황씨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실제 알쓸신잡에 출연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 사실을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면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진행,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이 출연해 쏘쿨하고 솔직한 순방 뒷얘기를 들려드린다”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놓고 혼밥ㆍ홀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적극 나서 순방 성과를 예능 형식으로 풀어놓겠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공개한 영상에서 황씨는 “안녕하세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입니다. 오늘은 알쓸신잡 아니고, 청쓸신잡”이라고 인사한 뒤 청와대 홍보라인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모시고 계시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청와대가 20일 페이스북에 공개하는 ‘청쓸신잡(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출연한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청와대가 20일 페이스북에 공개하는 ‘청쓸신잡(청와대에 관한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출연한다. [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지난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국빈 만찬을 마친 문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는 같은 소예당으로 자리를 옮겨 ‘한ㆍ중 수교 25주년 기념 공연(한ㆍ중 문화교류의 밤)’을 함께 관람했다. 당시 한국 측의 예술감독이 유명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씨였다.
 
 김씨는 방중 수행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한국 기자 2명이 지난 14일 중국인 경호원에게 폭행을 당하는 현장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그냥 지나치는 것처럼 방송 화면에 잡혀 논란이 됐을 때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팩트. 그 행사 일 벌어졌을 때 제일 먼저 홍보수석(국민소통수석)에게 알리고 달려가서 경호처장에게 전달하고 아수라장으로 치닫기 전에 대통령 동선 바꾼 게 탁현민 행정관”이라며 “(폭행을 당한) 그 기자에게 ‘행사 걱정하지 말고 몸 잘 추스리라’고 위로한 것도 탁현민 행정관이다. 억측 말아주시길 부탁한다”고 적었다.
 
 김씨는 지난 9월에는 문 대통령에게 헌정하는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라는 곡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황씨와 김씨는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앞장서 지지했던 인사다. 특히 황씨는 문 대통령을 대선 당시 도왔던 외곽 조직 ‘더불어포럼’에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출범 100일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출범 100일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상파 방송국에 소속된 아나운서의 활동도 과거에 비해 적극적이다. 지난 8월 20일 문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기념해 청와대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대회’의 사회는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과 SBS 소속인 배성재 아나운서가 맡았다. 방송 중계를 담당한 방송국의 소속 아나운서가 남녀 사회를 모두 맡거나 여러 방송국 소속의 아나운서가 함께 진행하거나, 아니면 아예 청와대 직원이 행사를 이끄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청와대 직원과 방송국 아나운서의 공동 진행은 이례적이었다.
 
배씨는 문 대통령이 방중 마지막날인 지난 16일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방중 수행단,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했다.
 
야권에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방중 뒷얘기를 예능 다루듯 한다니 가슴이 답답해진다”며 “국민은 예능감 있는 정부가 아니라 솔직한 정부를 원한다”고 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폴리테이너는 본인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고 판단해 그렇게 행동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폴리테이너를 활용하는 청와대는 엄중한 외교적 현실을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며 “부박함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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