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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아빠의 울분 "간호사들 장갑도 안 끼고···"

중앙일보 2017.12.19 05:00
이대목동병원 안치실에서 신생아의 시신이 담긴 상자가 18일 오전 부검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향하는 응급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하준호 기자

이대목동병원 안치실에서 신생아의 시신이 담긴 상자가 18일 오전 부검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향하는 응급차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하준호 기자

서울 이화여대목동병원에서 16일 숨진 신생아 4명 중 한 명에게서 ‘복부 부패 변색’이 발견됐다. 복부 부패 변색이란 세균에 감염되면 복부가 부패하면서 색깔이 변하는 것을 뜻한다.
 
유족 정모씨는 1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숨진) 내 아기에 대해 검시관이 복부부패변색이라고 얘기했다”며 “복부가 부패하면서 색깔이 변한 게 육안으로 보였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사고 당일인) 토요일 낮 면회 때 ‘가스가 찼는데, 괜찮은 정도다’는 설명을 (이번에 숨진) 네 아이 부모가 모두 들었다”며 “금요일 야간 면회 때까지 아기들은 모두 정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쌍둥이 아빠였다. 부인은 이번에 숨진 신생아 딸과 아들 쌍둥이를 낳았다. 정씨는 “숨진 딸 건너편 인튜베이터에 있던 아들은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간호사들이 장갑도 제대로 안 끼고 손 소독도 대충 한 데다, 쪽쪽이(공갈 젖꼭지)를 밖에 그대로 두는 등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씨와의 일문일답.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의 시신을 실은 응급차량이 18일 오전 서울 신월동 서울과학연구소로 들어가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의 시신을 실은 응급차량이 18일 오전 서울 신월동 서울과학연구소로 들어가고 있다. 최승식 기자

복부 부패 변색이 다른 아이에겐 없었나.
다른 아이들도 있었다. 아기가 태어난 지 8일밖에 안 돼 유독 진하게 보여서 국과수에서 중점적으로 더 봤다고 한다.
장염의 일종에 걸린 건가.
일부 언론에서 로타바이러스가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지 않나. 우리 아이도 오전까지 멀쩡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의심스러웠다. 병원 측으로부터 그런 환자가 있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이대 목동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연이어 사망했다. 이대목동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둘째) 등 의료진이 17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하며 사과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대 목동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연이어 사망했다. 이대목동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둘째) 등 의료진이 17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하며 사과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병원에서는 중증 아기를 따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그것 때문에 부모 모두 화가 난 거다. 미숙아로 태어나면 집중 케어를 받는 신생아중환자실에 들어간다. 거기서 몸무게가 늘면 일반 아이처럼 관리를 받는다. 원래부터 기형이 있거나 호흡이 안 되는 애들이 아니란 의미다. 만약 그렇다면, 같이 태어나 세브란스로 병원을 옮긴 아이도 지금 문제가 있어야 맞지 않겠나.
쌍둥이 중 다른 아이도 중환자실에 같이 있었다는 얘기인가.
숨진 딸 바로 건너편에 있던 아이는 살아남았다. (옮겨 간) 세브란스에서 로타바이러스 검사했는데 음성으로 나왔다. 의심하는 건 따로 있다. 간호사의 손이 달리면 돕던데 위생상태가 안 좋았다. 제대로 장갑도 안 끼고, 손 소독 대충 하고. 중환자실이라고 해서 유리로 된 칸막이가 있는 게 아니고, 가벽(임시벽)에 인큐베이터 6개와 의료 장비가 있는 구조다.
17일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이 발행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경찰이 현장 조사 중인 가운데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17일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이 발행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경찰이 현장 조사 중인 가운데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격리된 게 아니라는 의미인가.
격리 아니다. 저체중과 예정보다 일찍 나온 미숙아라 거기에 둔 거다. 미숙아라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는 거지, 병원에서 말하는 중증환자가 아니다. 그런데 조모 교수는 “중환자기 때문에 쇼크가 와서 이런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사고 나는 날 오전까지 상태는 괜찮았나.
토요일 낮에 면회를 갔는데 간호사가 “애한테 가스가 찼는데, 심박 수가 달라질 수는 있다. 괜찮은 거다”고 말했다. 금요일 야간 면회시간에는 아기들 다 정상이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짜 궁금하다. 배에 가스가 찼다는 얘기는 네 아기 (부모가) 다 똑같이 들었다. 병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가족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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