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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무마 논란 속 돌연 휴가···석연찮은 '임의 침묵'

중앙일보 2017.12.19 01:51 종합 3면 지면보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 넷째)이 10일 아랍에미리트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가운데)와 만나고 있다. 원전 책임자인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붉은 원)이 배석했다. 청와대는 임 실장과 왕세제의 악수 사진만 공개했다 . [사진 샤리카24시 영상 캡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 넷째)이 10일 아랍에미리트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가운데)와 만나고 있다. 원전 책임자인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붉은 원)이 배석했다. 청와대는 임 실장과 왕세제의 악수 사진만 공개했다 . [사진 샤리카24시 영상 캡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중동 특사’ 파견과 관련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방중(13~16일) 직전인 9~12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UAE 등의 파병부대에 대한 격려 차원의 방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파병부대 격려 방문” 설명했지만
원전 책임자 면담 동영상 공개 돼
MB 때 원전 담당 국정원 차장 동행

청와대선 “탈원전 항의 사실 아니다”
논란 당사자 임 실장은 나흘간 휴가
야권선 “MB 때 원전 파헤치다 탈 나”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한국으로부터 원전을 수주한 UAE 측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원전 수주 관련 리베이트 의혹 등을 알아보려다 양국 관계에 탈이 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임 실장의 UAE·레바논 방문 의혹에 대해 강력한 추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에는 “MB 정부의 원전 수주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문재인 정부를 그 나라 왕세제가 국교 단절까지 거론하며 격렬히 비난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 실장이 달려갔다는 소문도 있다”고 폭로했다.
 
야권이 공세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청와대의 모호한 태도가 한몫을 하고 있다. 당장 논란의 당사자인 임 실장은 18일 오후부터 목요일(21일)까지 갑자기 휴가를 냈다.
 
또한 청와대는 14년 만에 이뤄진 대통령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 사실을 출국 이후인 지난 10일에야 공개했다. “부대 방문이 주목적이고, 방문에 겸해 각국 정상과 접견을 하는 것 외에 별도 일정은 없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그러나 현지 파병된 아크(UAE)·동명부대(레바논)에는 불과 한 달 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격려 방문을 했다.
 
청와대는 임 실장 긴급 파견 한 달 전인 10월 29일에도 UAE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에너지 각료회의’에 문미옥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을 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해 에너지 문제를 논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UAE 뉴스 사이트인 ‘샤리카24(Sharjah24)’가 게재한 동영상에는 임 실장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를 면담한 자리에 한국이 수주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사업의 총책임자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측에는 서동구 국정원 1차장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UAE와 원전 수주를 진행하던 2008년 7월부터 한국전력 해외자원개발 자문으로 일했다. 한전 컨소시엄이 UAE에서 원전 사업을 수주한 시점은 2009년 12월이다. 청와대는 임 실장이 왕세제와 만나는 사진을 공개했을 뿐 문 대통령의 친서까지 전달된 면담 관련 사진은 물론 발언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1차장의 고유업무는 해외 정보 수집”이라며 “서 차장의 배석은 과거 전력과 무관한 국정원 1차장 자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칼둔 의장도 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 아닌 아부다비 행정청장 자격으로 배석한 것”이라며 “‘UAE가 탈원전을 항의하기 위해 방한하려던 계획이 있었다’거나, 임 실장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10일 특사 파견 사실을 알리며 “국방부 서주석 차관과 외교부 차관보, 청와대 비서실 소속 행정관 2명이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표와 달리 서 차장의 추가 수행이 확인됐고, 수행한 행정관 중 1명은 비서실이 아닌 안보실 소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임 실장의 특사 방문에 관여한 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도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때의 해외파병 부대에 깜짝 방문을 하고 싶어했는데, 일정이 나오지 않아 임 실장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세제 면담에 대해서는 “30분밖에 회담하지 못했기 때문에 긴히 (다른) 얘기를 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원전 관련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는 게 없다”고만 답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중동 파견은 열흘 전 긴급하게 결정돼 민항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파견단의 자리가 뿔뿔이 배치될 정도였다”며 “UAE의 칼둔 의장과 관련해서는 현지에서 ‘왕세제의 최측근’이라는 소개를 받았고, 실제 여러 개의 ‘직함’을 갖고 있는 핵심 인사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 역시 ‘긴급 결정’의 배경에 대해선 “모른다”고만 했다. 외교부 관계자들도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함구하고 있다.
 
한국당의 국회 출석 압박에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지만 국민의당은 “도대체 왜 못 나오느냐”(김동철 원내대표)고 반문했다.
 
강태화·안효성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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