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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근시간 눈폭탄, 동서로 가늘고 긴 눈구름 벨트 탓

중앙일보 2017.12.19 01:26 종합 14면 지면보기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 언덕길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를 밀고 있다. [김춘식 기자]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앞 언덕길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를 밀고 있다. [김춘식 기자]

18일 월요일 아침 출근길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시민들은 쏟아지는 폭설에 큰 불편을 겪었다. 영하 5도 안팎의 차가운 날씨 탓에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이면서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오전 8 ~ 9시 사이에만 2㎝ 쌓여
좁은 구역 집중, 인천·양평도 폭설
찬 날씨 녹지 않아 출근길 큰 불편
기상청, 예상 적설량 3번 수정 허둥

두터운 방한복에 우산까지 든 직장인들은 지각을 면하기 위해 미끄러운 눈길 위를 바쁘게 옮기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시청 근처의 직장을 다니는 장신우(42)씨는 “눈이 많이 오지는 않을 것 같아 차를 갖고 나왔는데, 눈이 쌓이면서 길이 막혀 회사에 20분가량 늦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오전 8~9시 한 시간 사이에만 2㎝의 눈이 쌓였고, 오전 9시에는 4㎝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정오까지 눈이 간간이 더 이어지면서 서울에는 5.1㎝까지 눈이 쌓였다. 또 이날 인천에는 최고 4.1㎝, 경기도 양평에는 최고 10.5㎝의 눈이 쌓였다.
 
기상청은 눈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오전 9시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 오전 10시 인천 지역에 올겨울 들어 첫 대설주의보를 발표했다.
 
[그래픽=김주원, 심정보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심정보 기자 zoom@joongang.co.kr]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신(新)적설이 5㎝ 이상 예상될 때 발표한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18일의 서울 지역 예상 적설량을 모두 세 차례나 수정했다. 전날인 17일 오전 4시 예보에서는 예상 적설량을 1~3㎝로 발표했으나, 17일 오후 4시 예보에서는 1~5㎝로 늘렸다. 또 18일 오전 6시에는 1~3㎝로 수정했고, 오전 9시에는 다시 2~7㎝로 늘려 잡았다.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30분 서울 등지에 내렸던 대설주의보를 해제했다.
 
기상청 윤기한 통보관은 “서울에 눈이 예상보다 많이 내린 것은 서해상의 눈구름이 동서로 가늘고 길게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7일 밤부터 남서쪽에서 들어온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서해 상공에서 부닥친 탓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서해 상공을 지날 때 대기층 기온과 바닷물 수온의 온도 차이(해기 차)로 인해 눈구름이 만들어진다.
 
18일 아침에는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충돌했고, 눈구름이 그 틈새에 끼면서 가늘고 긴 형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가늘고 길게 만들어진 눈구름은 이후 동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컨베이어 벨트’처럼 좁은 구역에 집중적으로 눈을 뿌렸다. 서울도 눈이 많이 내린 좁은 구역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같은 수도권에서도 서울의 적설량은 5.1㎝로 많았지만, 눈구름 통로에서 살짝 비켜난 수원에는 2㎝, 의왕 1.5㎝, 이천은 1㎝의 눈이 내리는 데 그쳤다.
 
한편 기상청은 18일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19일 아침 중부 내륙에는 기온이 영하 5~10도로 떨어지겠고,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더 낮아 춥겠다고 밝혔다.
 
19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충청과 전북 등지에는 새벽에 1㎝ 안팎의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 19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7도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18일 내린 눈이 얼어붙어 도로가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수도관 동파 방지나 화재 예방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에는 중국 중부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다가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을 차차 받겠다.
 
전국에 가끔 구름 많다가 차차 흐려져 늦은 오후에 경기 서해안에 눈이 시작돼 밤에는 그 밖의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호남(전남 눈 또는 비)으로 확대되겠다. 제주도(산지 눈)에는 밤에 비가 오겠다. 이번 추위는 21일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하면서 점차 풀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한편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겠고, 23일과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는 전국에 눈 또는 비(남부지방 비)가 오겠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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