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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산성’ 전설 남기고 … 김주성, 농구 코트 떠난다

중앙일보 2017.12.19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주성. [뉴스1]

김주성. [뉴스1]

“후배들 덕분에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시즌 끝으로 프로 은퇴 선언
부산 출신, 16년간 원주서만 뛰어
1만 득점 돌파하고 블록슛 역대 1위
“후배들이 잘해 홀가분하게 떠나”

전화 통화로 만난 프로농구 원주 DB 포워드 김주성(38·사진)의 목소리는 밝았다. 한국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주성이 18일 은퇴를 발표했다. 2017~18시즌을 끝으로 16년간 입었던 정든 유니폼을 벗는다. 그는 “지난 시즌 끝나고 은퇴를 떠올렸다. 그런데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아 그대로 끝내선 안 될 것 같았다”며 “이번 시즌 후배들이 정말 잘 해주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은퇴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주 DB는 15승 8패로, 선두 서울 SK에 2경기 뒤진 3위다. 시즌 전 ‘최약체’라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김주성은 이번 시즌 평균 12분54초(평균 5.22득점, 2.3리바운드)를 뛰었다. 체력을 고려해 주로 경기 후반 등장한다. 일단 코트에 서면 전성기 못지않다. 이상범 DB 감독은 “선수들이 ‘우리 뒤에는 (김)주성이형이 있다’는 마음으로 두려움 없이 뛰고 있다”고 전했다.
 
시즌 전 김주성은 후배 ‘빅맨’들을 교육했다.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에게 “김주성으로부터 뽑아낼 수 있는 건 모두 뽑아내라”고 주문했다. 김주성의 지도를 받은 서민수(24·1m97㎝), 김태홍(29·1m93㎝)은 식스맨에서 DB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2002년 TG삼보(현 DB)에 입단한 김주성은 16년간 같은 팀에서만 뛰었다. 고향은 부산이지만, 이제는 DB의 홈 원주, 그리고 강원도를 상징하는 선수다. 김주성은 “원주는 좋은 기억뿐”이라고 말했다. 16시즌 동안 통산 득점 1만124점으로 2위(1위 서장훈 1만3231점)다. 리바운드도 4366개로 서장훈(5235개)에 이어 2위다. 블록은 통산 1028개로 1위다. 그는 “주위에선 (나와 서장훈 형을) 경쟁 관계라고 부르지만, 그렇지 않다. 형한테 많이 배웠다”고 했다.
 
김주성은 데뷔 시즌이던 2002~03시즌을 시작으로 2004~05, 2007~08시즌 등 세 차례 챔피언 반지를 꼈다. 2m5cm 장신 김주성이 버틴 동부(현 DB)는 ‘동부 산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MVP 타이틀도 정규 시즌 2회(2003~04, 2007~08), 플레이오프 2회(2004~05, 2007~08)다. 2002 부산, 2014 인천 등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2개다. 한국 농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건 대부분 이뤘다. 그는 “부상 없이 마지막 시즌을 잘 보내고 싶다. 은퇴 후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다”며 “남은 시즌을 잘 치르면서 진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흥섭 DB 홍보차장은 “김주성 없이는 우리 구단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그가 끼친 영향이 크다”며 “구단도 그에 걸맞은 축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DB는 내년 1월 1일 홈경기부터 팀 유니폼 상의에 김주성 등번호(32번)을 표기한다. 또 미국프로농구(NBA)의 코비 브라이언트 은퇴 시즌(2015~16시즌) 때처럼 홈 코트에 김주성 등번호를 새긴다. 이 밖에도 김주성은 ‘은퇴 투어’ 원정경기 때 상대 구단과 팬들에게 선물(기념유니폼 32개)도 전달한다. 
 
김주성은 …
●출생: 1979년 11월 9일, 부산
●체격: 2m5㎝, 92㎏(포워드)
●출신교: 부산 동아고-중앙대
●데뷔: 2002년 TG삼보(현 DB)
●수상: 정규시즌 MVP 2회
(2003~04, 2007~08)
플레이오프 MVP 2회
(2004~05, 2007~08)
●통산기록: 득점 1만124점(2위)
리바운드 4366개(2위)
블록 1028개(1위)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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