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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자본 1조원으로 기업구조조정

중앙일보 2017.12.19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가 내년 4월 운영을 시작한다. 기업 구조조정의 주체를 정책금융기관이 아닌 민간 자본시장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정책금융기관 주도와 달리
8개 은행 등이 출자하고 펀드 유치
내년 4월부터 중소·중견기업 투자

금융위원회는 18일 8개 은행(산업·수출입·기업·우리·농협·KEB하나·국민·신한은행)과 자산관리공사, 한국성장금융이 내년 2월까지 기업구조혁신펀드 모(母)펀드에 총 5000억원을 출자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모펀드 규모 이상으로 민간투자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전체 펀드 규모는 1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 조성은 지난 4월 금융위가 발표한 ‘신(新) 기업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다. 산은·수은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구조조정을 이끄는 대신 자본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기는 방안이다. 민간 사모펀드(PEF)가 부실기업 채권을 인수해서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방식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진다. 다만 지금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규모의 사모펀드가 없다. 따라서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이 기업구조혁신펀드에 5000억원을 출자해 판을 키우려는 것이다.
 
펀드의 투자 대상은 중견·중소기업이 주가 된다. 민간운용사가 매칭투자해서 만든 자(子)펀드는 부실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사들인 뒤 출자전환과 지분투자 등을 통해 경영권을 쥐고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기업이 정상화되면 펀드는 이를 비싼 값에 되팔아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날 금융연구원은 기업구조혁신펀드로 총 1조원의 투자가 신용위험등급 C등급 기업에 이뤄진다면 생산유발효과가 2조원, 취업유발효과가 1만1000명에 달한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단, 1조원이라는 펀드 규모를 고려할 때 대기업 구조조정까지 맡길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시장 참여자가 돈 되는 곳에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가 많은 기업(구조조정)은 (여전히) 채권금융기관 중심이 되겠지만, 점차 시장 중심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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