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트렌드] 그냥 먹어도, 튀김·볶음에 넣어도 풍부한 영양소 그대로

중앙일보 2017.12.19 00:02 4면 지면보기
아보카도오일 영양학
열대지역에서 자라는 과일인 아보카도가 국내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아보카도 수입량은 2012년 534t(224만 달러)에서 지난해 2915t(1189만 달러)으로 5년 새 5배 넘게 늘었다. ‘보석 과일’로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아보카도의 가치가 알려지면서다. 덩달아 아보카도를 압착해 짜낸 아보카도오일도 주목받는다. 아보카도오일 한 병(250mL)을 짜내려면 아보카도 원과가 20개가량 들어간다. 샐러드 드레싱부터 각종 볶음·튀김 요리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보카도오일에 대해 알아본다. 

'보석 과일'서 짠 기름
8할이 몸에 좋은 지방산
나쁜 콜레스테롤 줄여

 
아보카도는 햇볕이 강렬하고 토양이 비옥한 멕시코 중동부의 고산지대와 중앙아메리카의 태평양 연안에서 자란다. 분포 지역이 넓은 만큼 역사도 깊다. 멕시코 테우아칸 계곡과 푸에블라 동굴에서 1만 년 전 아보카도의 흔적이 발견됐다. 아보카도라는 이름은 3~5세기 고대 아즈텍 국가의 언어 가운데 ‘물을 많이 지니고 있다’는 뜻의 ‘아구아카테’ ‘아후카테’에서 유래했다.
 
아보카도는 별명이 많은 과일로 유명하다. 첫째는 ‘악어 배’다. 아보카도 모양이 서양의 배와 비슷한데 질감은 악어 껍질 같기 때문이다. 둘째는 ‘과일 중의 보석’이다. 아보카도엔 섬유질·지방산이 많고 비타민 11종, 미네랄 14종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아보카도는 ‘세계에서 영양소가 가장 풍부한 과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셋째는 ‘숲속의 버터’다. 지방산이 많아서다. 아보카도 지방산의 80% 이상은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며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은 거의 없다. 아보카도에서 짜낸 아보카도오일엔 아보카도의 영양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아보카도오일이 몸에 좋은 기름으로 불리는 이유다.
비타민 11종, 미네랄 14종 함유
아보카도오일 성분 가운데 특히 불포화지방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먹는 지방은 크게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포화지방산은 소·돼지·닭고기에 많이 들어 있는 동물성 기름인데, 일단 몸에 들어오면 잘 배출되지 않고 혈관에 쌓인다.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를 높여 동맥경화나 비만·뇌졸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포화지방산을 ‘나쁜 지방’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좋은 지방’에 속한다. 고등어·꽁치·참치·연어 같은 생선이나 견과류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은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고, 몸에 나쁜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춘다.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나 지질 같은 노폐물을 내보내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불포화지방산은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체내에서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불포화지방산은 탄소·수소의 결합 방식에 따라 ‘단일 불포화지방산’과 ‘다가 불포화지방산’으로 나뉜다. 아보카도에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9(올레산), 다가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리놀렌산)와 오메가6(리놀레산)가 모두 들어 있다.
 
오메가9은 ‘혈관 청소부’로 통한다. 혈관을 깨끗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고지혈증 환자에게 유익하다. 오메가3는 DHA·EPA로 구성돼 있다. DHA는 두뇌·망막의 성분이다. EPA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혈전(피떡)이 생기지 못하게 해 혈행을 개선한다. 오메가6는 신체 발달·회복을 촉진하는 필수지방산이다. 단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당량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아보카도오일의 영양 효능은 권위 있는 여러 국제학술지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2005년 ‘영양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녹황색 채소 샐러드 220g에 아보카도오일 24g를 뿌려 먹었을 때 샐러드 속 베타카로틴의 체내 흡수율이 샐러드만 먹었을 때보다 15.3배 높았다. 베타카로틴은 발암물질인 니트로소아민 생성을 막거나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비타민A의 전구물질(前驅物質)인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필요로 할 때 비타민A로 바뀐다. 비타민A는 면역력을 높이고 눈과 피부를 보호하며 항산화·항암에 도움을 준다. 같은 연구에서 아보카도오일은 알파카로틴·루테인의 체내 흡수율도 각각 7.2배, 5.1배 높였다. 이 두 성분 역시 베타카로틴처럼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로티노이드의 한 종류다.
 
혈액 속 노폐물 내보내 혈관 청소
2014년 ‘질병 표지’엔 아보카도오일이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쥐 실험 결과가 실렸다. 이 연구에선 심혈관 질환을 앓는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아보카도오일이 섞인 먹이를, 다른 한 그룹에는 아보카도오일을 섞지 않은 먹이를 한 달간 먹였다. 그랬더니 아보카도오일을 섞은 먹이를 먹은 쥐 그룹에서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6% 감소했다. 아보카도오일은 샐러드 드레싱뿐 아니라 부침·볶음·튀김 같은 다양한 요리에 쓰일 수 있다. 발연점이 높기 때문이다. 아보카도오일의 발연점은 271도로 콩기름(241도), 올리브오일(190도), 코코넛오일(177도), 마가린(150도)보다 높다. 이 때문에 열에 의한 영양소 변화가 적고, 굽거나 튀길 때 미세먼지가 발생할 우려도 적다. 아보카도오일은 열을 가하지 않고 요리에 그냥 뿌려 먹어도 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