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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의 부동산 돋보기]흔들리는 사람이 부동산 투자해야 적합...내게 맞는 재테크 스타일

중앙일보 2017.12.18 11:18
장기적으로는 주가 수익률이 부동산보다 높은데 왜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이 더 많을까.

장기적으로는 주가 수익률이 부동산보다 높은데 왜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이 더 많을까.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높은 지능 지수나 지식·기술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의사결정을 하는 건전하고 지적인 사고체계와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자신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믿는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자신의 믿음을 그대로 실천한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성공은 강인한 정신 무장으로 흔들리지 않고 일을 추진한 결과다. 하지만 주위를 보면 ‘강철 심장’의 인간은 흔치 않다.
  
충동적인 사람의 경우 자산 재설계의 출발은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과신을 버리는 것이다. 일을 그르치는 사람의 실패 원인은 대부분 계획을 이성적으로 짜지만, 행동은 감정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이라고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무한신뢰가 사고를 부른다. 감정이 작동하기 마련인 위기 때도 이성과 합리성이 작동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시로 흔들리는 사람은 스스로 이성과 합리성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단단한 방어벽을 만들어야 한다. 처음 먹었던 생각들이 끝까지 지탱될 수 있도록 스스로 마음의 방파제를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진득한 사람은 금융자산 투자가 적합
 
일반적으로 주식의 수익률이 부동산보다 높은 편이다.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는 자신의 책에서 “많은 국가에서 장기적으로 주식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7~8%, 부동산과 채권 투자 수익률은 3~4% 정도”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면 부동산보다 배 이상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미는 수익이 높다고 무턱대고 개미핥기가 득실대는 머니게임 장에 뛰어들 수 없는 법이다. 주식시장에서 승자가 되려면 우선 성격적으로 진득해야 할 것 같다.
자료:‘2017 한국 부자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2017 한국 부자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진득한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은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추진해 성과를 내는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주식시장은 가격이 널뛰기하듯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시장이다. 
 
뚝심 없이 가격에 따라 춤출 경우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조울증을 겪게 된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격이 촐랑대지 않고 진득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자신이 한번 먹은 생각을 밀고 나갈 수 있는 끈기와 배짱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진득한 사람이라면 금융자산 비중을 최대한 늘리고 부동산은 최소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부동산은 집을 제외하고 투자하지 말고, 대부분 금융자산으로 재설계를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아무리 당신의 성격이 잘 흔들리지 않는 냉철함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주식투자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위험자산인 만큼 실력 배양과 함께 이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투자 금액이 적으면 모를까, 커지면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쉽게 정신력이 붕괴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큰 금액을 투자하기보다는 소액으로 투자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단계적으로 금액을 더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그 과정에서 내게 맞는 투자 스타일은 어떤 것인지, 직접 투자를 할 것인지, 펀드에 넣을 것인지 등 여러 방안을 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투자 예행연습은 적어도 1년 이상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잘 안다고 하지만 막상 위기가 닥치면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참모습은 평상시가 아니라 비상시에 나타난다. 예행연습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라. 
 
그런 점에서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예행연습 없이 위험자산의 비중 높이기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다.
 
수시로 흔들리는 사람은 부동산이 약
 
자산관리의 3대 원칙으로 흔히 안전성·수익성·유동성(환금성)을 꼽는다. 이 가운데 유동성은 내가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어야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사람이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예‧적금 같은 금융자산을 선호하는 이유다. 
자료:‘2017 한국 부자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2017 한국 부자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의 가장 큰 약점은 비환금성이다. 하지만 진득하지 못하고 촐랑대는 사람에게는 부동산이 오히려 자산관리에 득이 될 수 있다. 이른바 ‘비환금성의 역설’이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호주머니가 금세 텅텅 비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소쿠리에서 물 빠지듯이 돈이 없어지더라’는 말이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푼돈을 모아 부자가 되려면 '악착스럽다'거나 '지독하다'는 비아냥을 듣지 않고서는 어렵다.
  
돈을 쉽게 써버리는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아예 쉽게 찾지 못하는 곳에 돈을 묻어두는 것도 좋다. 역설적이지만 찾지 못하니까 그나마 자기 재산을 지킬 수 있다. 
 
단기간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없는 부동산은 충동적인 사람에게는 괜찮은 강제 저축수단이 된다. 부동산을 산다는 것은 일종의 ‘콘크리트 저축 행위’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럼통에 5만 원짜리 지폐 다발을 넣어 아예 시멘트를 부어 굳혀버리면 마음이 약해져서 돈을 꺼내 쓰는 일을 막아줄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라. 주식이나 부동산을 오래 투자한 사람 가운데 누가 부자인가. 이론적으로는 주식 투자자가 부자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이 부를 쌓은 경우가 많다. 많은 주식 투자자는 높은 지능과 기민함, 그리고 남다른 지식을 가졌지만 진득하게 자리를 지키지 못했기에 시간이 지나고 보면 부동산 투자자보다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 점에서 부동산의 비환금성은 나름대로 가치를 지닌다. 적어도 충동적인 감정에 못 이겨 애써 모아놓은 재산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리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막는 잠금장치로서 말이다. 
 
부동산을 산다는 것은 ‘종이 자산’을 ‘돌덩이자산’ 이나 ‘바위자산’으로 바꿔놓는 행위다. 부동산은 세찬 폭풍우가 몰아쳐도 무거운 실물자산이니 공중으로 날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당신이 변덕이나 충동이 심하다면, 남의 말에 따라 수시로 흔들리는 팔랑귀라면, 심리적 제어장치로서 부동산은 괜찮다. 
 
‘움직이지 않은 자산’인 부동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이 저성장시대로 접어든 데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 악재가 많으므로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할 것이다. 한꺼번에 사놓고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기우제식 투자보다는 매입 시기를 분산하는 단계적 저점매수 전략이 좋다.  
 
자료:‘2017 한국 부자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2017 한국 부자보고서’(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또 하나.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져 수시로 변하는 금융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란 어렵다. 이러다 보니 안정적인 임대이익을 거둘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고령자들의 자금이 몰린다. 요즘 부자들의 목돈 투자 선호 1순위는 상가빌딩이다. 시중금리가 급등하지 않은 한 이런 쏠림현상은 이어질 것이다. 
 
임대수익이 그나마 은행 예금이자보다 높은 데다 신경이 주식 같은 금융자산보다 덜 쓰이는 게 큰 이유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온종일 주식 시세를 바라보며 가슴 졸이는 스트레스를 겪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는 현금흐름이 잘 나오는 도심 부동산이라면 나름대로 괜찮은 자산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촐랑대는 사람에게는 '빚테크'도 과도하지만 않으면 실보다 득이 될 수 있다. 즉,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대출을 받아 차곡차곡 상환하면 곧 '빚 갚는 게 돈 버는 것'이 될 수 있다.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강제 저축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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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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