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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방중에 야당 “정유국치”…민주당 “아이돌 인기” 엄호

중앙일보 2017.12.17 15:3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3박 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의전 홀대’ 논란은 정치권에서 계속됐다. 야당은 일제히 “굴욕외교, 외교참사”로 비판한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무너진 한ㆍ중관계를 정상화시킨 것”이라고 호평했다.
 

대통령 방중 이후 정치권 여진
한국당 “외교참사 넘은 정유국치”
국민의당 “엉성한 아마추어리즘 외교참사”
바른정당 “실리 없고 굴욕 가득해”
민주당 “성공적 외교성과 거둬”

3박4일간 중국 국빈방문을 마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후 성남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박4일간 중국 국빈방문을 마친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후 성남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방중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1910년 8월 29일)에 빗댔다. 장제원 대변인은 16일 “문재인 정부는 ‘정유국치(丁酉國恥)’로 기록 될 이번 굴욕에 대해 깊은 성찰과 함께 외교안보 정책을 재수립하고 인사를 전면 개편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며 “3불(不) 정책 모두를 내어주고 얻은 것이라고는 ‘밥자리 패싱’ ‘공동성명 패싱’ ‘경제사절단 패싱’ 등 3대 패싱과, ‘공항 영접 굴욕’ ‘하나마나 4대원칙 굴욕’ ‘기자단 폭행 굴욕’ 등 3대 굴욕을 골고루 당하고 왔으니 외교 참사를 넘어 국치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17일 “대통령의 방중 결과에 대해 오죽하면 국민들 사이에서 ‘21세기 사대주의 외교’ ‘조공 외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정부는 전례 없는 외교적 참사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도 “중국의 눈치를 보는 듯한 태도였다”며 “엉성한 아마추어리즘에 따른 외교참사”라고 말했다. 그는 “현지에서 우리측 기자들이 폭행을 당하는 불상사가 있었고, 문 대통령의 ‘혼밥’(혼자 먹는 밥) 논란도 있었는데 의전이나 일정 면에서도 국빈방문의 격에 맞았는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실리는 없고 굴욕이 가득한 방중이었다”고 비판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한국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좋은 성과를 기대했던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며 “중국은 사드 문제를 호락호락 넘어가려 하진 않았을 것이고, 이런 가운데 봉합을 하려고 하니까 잘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인 만두(샤오롱바오) 등을 주문해 식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 한 현지 식당에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인 만두(샤오롱바오) 등을 주문해 식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민주당은 ‘한국 홀대론’을 잠재우기 위한 전방위 방어에 나섰다. 17일 박완주 대변인은 “지난 정부의 외교참사로 악화일로로 치닫던 외교ㆍ안보ㆍ경제 분야의 실타래를 풀었다는 점에서 그 어느때보다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며 “일부 야당에서 방중성과를 당리당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장외 방어전도 이어졌다. 방중에 동행했던 송영길 의원은 같은날 트위터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교통사고를 낸 차량을 열심히 수리하자 사고 낸 사람들이 사고흔적 조금 남았다고 큰소리치면 어안이 벙벙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의원도 “회담이 잘됐고 양국관계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문 대통령의 인기가 한국보다 중국이 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숙소로 쓰인 충칭의 한 호텔에 인파가 몰린 사진을 올리고 “충칭 호텔 앞에 문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다. 거의 아이돌 가수 인기”라고도 했다.
 
박남춘 의원은 “중국 방문 중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폄하되어선 안될, 취임 7개월 만에 이룬 외교성과”라고 했다. 진선미 의원도 “애쓰셨다. 현명한 국민들께서는 다 알아주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트위터에 “문 대통령(과) 시진핑이 찍은 사진보다 중국인의 식습관과 문화에 함께 한 혼밥 사진이 오래 기억될 것”이라며 “외교는 협상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방중에 동행한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한국보다 중국이 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병석 의원 페이스북 캡쳐]

문 대통령의 방중에 동행한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한국보다 중국이 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병석 의원 페이스북 캡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방중 기간 동안의 10끼 중 2끼만 중국 지도부(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만찬, 16일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오찬)와 함께 했고, 중국 도착 당시 차관보급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가 영접을 나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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