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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자사고 교장 " 반 헌법적 자사고 폐지 정책 중단하라"

중앙일보 2017.12.12 17:39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자율형사립고연합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오세목 중동고 교장이 교육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자율형사립고연합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오세목 중동고 교장이 교육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일반고에서 신입생을 동시에 선발하고, 자사고에 지원했다 불합격하면 비선호 학교로 교육감이 임의배정을 한다면 과연 어떤 학생이 자사고에 지원하겠냐고 묻고 싶다. 벼랑 끝에 내몰린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서울 자사고 교장 22명 기자회견 열어
'자사고·일반고 신입생 동시 선발' 강도높게 비판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막는 획일적 평등주의"

학부모 "교육부는 특목고·자사고 폐지 아닌
일반고 경쟁력 높이기에 주력해야" 지적도

 
교육부가 내년부터 특목고·자사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고, 자사고에 불합격한 학생은 교육감이 일반고로 강제배정할 수도 있다고 발표함에 따라 자사고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교장 22명(자사고교장협의회·자교연)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와 일반고 신입생을 동시 선발하고, 자사고에 불합격한 학생은 비선호 일반고에 강제배정하겠다는 교육부 정책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에 위배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일 특목고·자사고의 신입생 선발 시기를 현재보다 뒤로 늦춰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날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특목고·자사고는 올해까지 ‘전기고등학교’로 분류돼 ‘후기고등학교’인 일반고보다 먼저 학생을 선발해왔다. 자사고의 경우 매해 8~12월 초, 일반고는 12월 이후에 신입생을 뽑아왔다. 이에 일반고들로부터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선점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해결책 마련을 위해 각 시도교육청은 자사고 전형 요건에서 성적 규정을 완화하거나 폐지했다. 서울지역 자사고는 2010~15학년도까지 '내신 상위 50%'으로 지원자의 성적 제한을 뒀으나,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된 2016학년도부터는 성적 조건을 없애고 인성면접이 도입했다.
 
이날 오세목 자교연 회장(중동고 교장)은 “현재 자사고 입학 전형과정에서 지원자의 성적은 아예 볼 수 없다. 5분 남짓한 인성면접을 통해 지원자가 학교의 건학이념에 맞는지만을 판단해 선발한다”며 “자사고가 우수 학생 선점했다는 비판은 공교육 붕괴 원인을 무조건 자사고 탓으로 돌리려는 정부의 선동이자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주장했다. 
 
또 기자회견장에 모인 22명의 자사고 교장은 “정부가 신뢰를 저버렸다”며 공분했다. 자사고들은 정부의 일반고 폐지 과정의 불합리성을 지적한다. 정부는 당초 자사고를 지정하면서 '교육과정 자율성'과 '학생 선발 우선권'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일반고에는 지원하는 연간 40억원 규모의 재정결함보조금을 자사고에는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사고 교장은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당근(교육과정 자율성, 학생 선발 우선권)과 채찍(재정결함보조금 지원 중단)이 동시에 주어졌다"며 “정권이 바뀌더니, 채찍은 여전한데, 당근은 내놓으라고 한다. 이건 일방적인 약속 위반이자 국가 폭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교연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법령 개정은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가겠다고 선택한 학생·학부모에게 국가가 나서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며 “학교의 다양화, 학생·학부모의 선택권 확대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인데 교육부는 획일적 평등주의를 내세우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사고 교장 협의회 회장인 오세목 중동고 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사고 교장 협의회 회장인 오세목 중동고 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만약 교육부가 자사고를 폐지하면 특정 학군(강남)이 부활하고 ‘기러기 아빠’로 대표되는 교육 엑소더스 광풍이 재현될 것”이라 우려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자학연) 회원들도 참석했다. 송수민 자학연 대표는 “그간 특목고·자사고에 학생이 몰린 것은 다양하고 차별화된 교육을 시도해 성공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송 대표는 “교육부는 일반고를 이들 학교처럼 좋은 학교로 만들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써야지, 잘 운영되는 특목고·자사고를 주저앉히려 애쓰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자율형사립고연합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서울 자사고 학부모 대표들이 참석해 '자사고 폐지 결사반대'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자율형사립고연합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서울 자사고 학부모 대표들이 참석해 '자사고 폐지 결사반대'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교연 측은 “교육부는 한국 교육을 파탄으로 몰고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법령 개정을 통해 정부가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박탈하고 획일적 평등주의를 강행하면, 자사고는 즉각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법령을 무력화시키고 위헌 여부를 따질 것이다. 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정책 관련자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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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에서는 정부의 특목고·자사고 폐지 움직임으로 인해 교육 현장에 갈등과 혼란이 증폭되는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한국교총 김재철 대변인은 “지난 6월 인사청문회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특목고·자사고 폐지 문제는 국가교육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교육부가 중심이 되어 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이 문제를 국가교육회의에 넘기고 이해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원과 충분히 소통한 뒤 추진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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