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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회에 견제구 던졌나...왜 불체포특권 기간에 영장 청구?

중앙일보 2017.12.12 12:49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검찰이 지난 11일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1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최경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실제 구속 여부에 대한 관련 절차는 열흘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지금은 국회 '회기중'이라 현역 의원에 대해 불체포 특권이 보장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회는 23일까지다. 국회가 결과적으로 열흘 이상 ‘방탄국회’ 노릇을 하게 되는 모양새가 됐다. 법무부는 12일 국회에 체포동의요청서를 제출했다.
 

국회 회기중이라 최경환 의원 구속 불가능
체포동의안 표결 필요하나 일정상 본회의 곤란
"회기 끝나는 23일 이후 하지 왜 이때 청구하나"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최 의원이 검찰 출석을 연기하자 “불체포 특권에 숨을 게 아니라 당당하다면 소환에 응하라”고 주장해왔다. 국민의당은 11일 “한국당, 최경환 방탄국회를 만들려는 꿈을 꿔서는 안 된다”고 했고, 정의당도 “최경환 의원의 할복자살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 의원의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며 체포동의안 표결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는 검찰이 청구한 영장도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회기중'에는 현역 의원에 대해 불체포특권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검찰이 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어도 실제 구속 여부는 국회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 먼저 법무부가 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청서를 국회에 접수해야 한다. 이어 국회가 요청서를 본회의에 올린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다시 본회의를 열어 체포동의안을 표결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엔 본회의가 22일 오후 2시에 잡혀 있고 다음날인 23일 임시국회가 끝난다. 의원들 대부분이 지역구 관리 일정에 나서는 토요일인 23일 오후나 밤에 본회의를 다시 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자칫 본회의 의결정족수(151석 이상)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여야가 협의하면 22일 이전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22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표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회의장과 여당 지도부, 일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해외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표결한다는 자체가 상식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3일 페루로 출국해 20일 귀국한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11일 여야 의원 6명과 함께 6박8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찾았다. 국방위원회 일부 의원들도 13일~20일 미국 하와이와 일본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 7명은 13일부터 나흘간 중국 상하이ㆍ선전을 방문한다.  
 
국회 관계자는 "이달 23일까지인 이번 임시회 내에 체포동의안 표결을 할 수 없는 일정인데 검찰이 이걸 뻔히 알면서 왜 영장을 이때 청구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시국회가 끝나는 23일을 넘기면 불체포특권이 자동으로 사라지는데 검찰이 굳이 임시회 기간을 택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국회가 마치 동료 의원에 대한 수사를 놓고 시간끌기로 비춰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회 일각에선 검찰이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하려는 국회를 상대로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놓고 일정을 핑계 삼아 뭉개는 국회가 과연 검찰 개혁에 나설 자격이 있느냐는 식의 비난 여론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검찰개혁에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해 검찰 내부에 불편한 기류가 있다"며 "이에 대한 검찰의 우회적인 불만 표시가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22일 이전에 본회의 일정을 추가로 잡아 체포동의안 처리에 나서는 방법은 민주당으로서도 쉽지 않다"며 "이미 예정돼 있던 임시국회가 마치 방탄국회로 오인된다고 해도 뾰족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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